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 연구팀이 리튬금속배터리 용량과 내구성을 높여주는 새로운 고성능 전해액을 개발했다. 송현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과 서동화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다.
리튬금속배터리는 음극 물질로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사용해 이론적으로 배터리 자체 용량을 두 배 가까이 키울 수 있다. 하지만 리튬금속이 전해액과 불필요하게 반응하면서 가용량이 급격히 줄고 고전압으로 충전할 때 더욱 심해진다.
공동 연구팀은 에틸렌카보네이트(EC)와 설폴레인(SL) 두 용매를 혼합해 고성능 전해액을 만들었다. 두 용매를 3대 7로 섞고, 리튬염과 전극 보호막을 안정화하는 소량의 첨가제를 더했다.
개발 전해액을 적용한 하이니켈 양극 배터리를 테스트한 결과 25℃에서 4.5V까지 충전 가능했고 150회 충·방전한 뒤에도 초기 용량의 약 80%를 유지했다. 기존 탄산염계 전해액 적용 배터리는 약 50회 만에 초기 용량의 80% 이하로 떨어졌다.

EC와 SL 용매는 리튬금속배터리에는 부적합하다고 여겨진 용매다. 리튬이온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용매 분자를 떼어내고 음극 표면에 리튬금속 형태로 석출돼야 한다. 하지만 두 용매 분자는 리튬이온을 강하게 붙잡아 이 과정을 방해한다. 그 결과 리튬이 음극 표면에 불균일하게 쌓여 보호막이 손상되기 쉽고 전해액과 반응해 리튬이 소모되면서 배터리 용량도 줄어든다.
연구팀이 두 용매를 섞자 두 용매 분자끼리 서로를 끌어당기면서 리튬이온을 붙잡는 힘이 약해졌다. 결합력이 강한 두 용매를 섞어 오히려 리튬이온과의 결합을 약하게 만든 것으로 기존 전해질 설계 통념을 뒤집는 새로운 설계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을 협동 용매화라 불렀다. 용매화는 용매 분자가 리튬이온을 둘러싸는 현상이고, 협동 용매화는 두 용매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리튬이온과의 결합을 조절하는 현상이다.
송현곤 교수는 “고가의 불소계 용매나 고농도 염에 의존하지 않고도 상용 용매를 이용해 전해액 성능을 높였다”며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에 쓰일 고용량 리튬금속배터리를 더 오래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