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2차원 나노소재 맥신(MXene)과 이산화티타늄(TiO₂)을 결합한 광촉매의 수소 생산 효율을 5배 이상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귀금속 의존도를 낮춘 고효율 광촉매 개발과 기존 촉매 성능 향상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유승화·진경환 전북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이산화티타늄과 맥신을 결합한 이종 구조 광촉매에 전자빔을 조사해 산소 결함을 제어함으로써 물 분해 수소 발생률을 크게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산화티타늄은 가격이 저렴하고 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수소 생산용 광촉매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 가운데 자외선 영역만 흡수할 수 있고, 빛에 의해 생성된 전자와 정공이 빠르게 재결합해 수소 생산 효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소재 내부에 결함을 형성해 빛 흡수 능력을 높이거나 전하 이동을 촉진하는 공촉매를 결합하는 연구가 진행돼 왔다.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에 전기전도성이 높은 2차원 층상 소재 맥신을 결합한 뒤 상온·대기압 조건에서 전자빔을 조사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전자빔을 이용해 소재 내부의 산소 결함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전하 분리와 이동 효율을 높이는 원리다.
연구팀이 맥신 함량과 전자빔 흡수 선량을 달리해 성능을 비교한 결과, 맥신 함량 3중량%, 흡수 선량 500킬로그레이(kGy) 조건에서 높은 수소 발생률을 확인했다.
최적화된 광촉매의 수소 발생률은 전자빔 조사 이전보다 5.25배 높아졌다. 특히 산성 조건인 pH 4.03에서 수소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소재 특성 분석과 밀도범함수(DFT) 기반 제일원리 계산을 통해 성능 향상의 원인도 규명했다.
분석 결과 전자빔 조사로 생성된 산소 공공이 빛 흡수와 전하 분리를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소 공공은 물질의 결정구조에서 산소 원자가 빠져 형성된 빈자리를 의미한다.
또 이산화티타늄과 맥신이 접하는 계면에서 전자 분포가 변화하면서 수소가 촉매 표면에 지나치게 강하게 결합하는 현상이 완화돼 수소 발생 반응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기술은 고가의 귀금속 공촉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기존 광촉매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순수한 물을 이용한 완전 물 분해와 실제 태양광 조건에서의 성능 검증, 장기 안정성 확보 등이 필요하다.
유승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빔을 이용한 결함 제어와 광촉매 계면 설계를 통해 기존 이산화티타늄·맥신 광촉매의 낮은 수소 발생률과 수계 안정성 문제를 개선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희생제 없는 반응 조건과 실제 태양광에서의 성능, 장기 안정성, 전자빔 조사 공정의 균일성과 경제성 등을 검증해 기술 실용화 가능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촉매·환경·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비: 인바이런먼트 앤드 에너지'에 지난달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