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폐열 회수·열에너지 저장 적합 반도체 소재 선택 로드맵 제시

TPV 시스템의 열-전기 변환 방식 개략도.
TPV 시스템의 열-전기 변환 방식 개략도.

전북대학교는 임지훈 반도체과학기술학과 교수팀이 일반 태양전지보다 단위면적당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열광전지(TPV)의 성능과 경제성을 분석하고, 폐열 회수와 열에너지 저장에 적합한 반도체 소재 선택 기준과 시스템 설계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TPV는 고온 열원에서 방출되는 복사에너지를 반도체 소자를 통해 직접 전기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산업 폐열과 고온 원자로의 열, 태양집광열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상변화 물질을 이용한 잠열 저장장치나 전력을 열로 저장하는 열배터리와도 결합할 수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잉여 전력을 열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전기로 공급해, 일조량과 풍속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다.

TPV의 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술은 전기 생산에 활용되지 않는 빛을 열원으로 되돌리는 '광자 재활용'이다. 반도체의 밴드갭보다 에너지가 낮은 광자를 반사해 열원에서 다시 활용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1,000℃ 이상의 고온 열원을 이용할 때도 소자의 불필요한 열 흡수와 에너지 손실을 줄여 변환효율을 높일 수 있다.

임 교수는 밴드갭이 0.74eV인 인듐갈륨비소(InGaAs)부터 1.42eV인 갈륨비소(GaAs)까지 다양한 Ⅲ-Ⅴ족 화합물반도체를 대상으로 광학·저항 손실과 소자의 온도 상승을 반영한 전기·열 통합 분석을 수행했다. 변환효율뿐 아니라 운전 중 생산되는 총에너지량과 발전·저장 비용을 함께 평가해, 효율이 가장 높은 소재가 반드시 경제성 측면에서도 가장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분석 결과, 밴드갭이 작은 소재는 높은 전류에 따른 저항 손실과 줄 발열의 영향으로 최대 출력밀도가 5 W/㎠ 이하에 머물렀다. 반면 GaAs는 40% 이상의 변환효율과 최대 10 W/㎠의 출력밀도를 나타냈다. 이는 표준 일사 조건인 1,000 W/㎡에서 변환효율이 20~25%인 태양전지의 출력밀도(0.02~0.025 W/㎠)보다 약 400~500배 높은 수준이다. 고온 열원의 강한 복사에너지를 활용하면 작은 소자 면적에서도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임지훈 교수.
임지훈 교수.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한 소재는 활용 목적에 따라 달랐다. 열을 지속적으로 공급받는 폐열 회수 환경에서는 InGaAs와 InGaAsP가, 저장한 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열에너지 저장 환경에서는 GaAs가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바탕으로 변환효율과 출력밀도는 물론, 열원의 온도와 운전 방식, 총에너지 생산량을 함께 고려한 용도별 설계 지침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Ⅲ-Ⅴ족 열광전지의 밴드갭에 따른 성능과 경제성을 폐열 회수와 열에너지 저장이라는 두 활용 분야에서 통합 비교하고, 용도별 최적 반도체 소재 선택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와 MIT,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등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소자 개발과 시스템 설계, 경제성 평가를 연계하는 연구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지훈 교수는 “열광전지는 폐열을 유용한 전력으로 회수하고, 열배터리와 결합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국내에서도 이를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발전시키려면 반도체 소자 개발부터 시스템 설계, 경제성 평가까지 아우르는 연구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지원과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가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열광전 기술 개발과 실용화를 위한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전북대학교 G램프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전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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