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차기 회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업무 능력과 화합의 리더십을 꼽았다. 자신의 임기가 끝난 뒤 4년 후 재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중앙회에 놀러 올지는 모르지만 일하러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22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차기 회장 선거와 중소기업계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차기 회장에게 필요한 자질을 묻는 질문에 “선거는 누가 가장 많은 표를 얻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냉정한 심판”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합 이사장들은 후보자들이 그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지, 수출과 매출 실적은 어떤지 등을 대부분 알고 있다”며 “또한 그 사람의 성품도 중요하다. 누구와도 화합하면서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중앙회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명예보다 책임과 헌신이 필요한 자리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중앙회장은 비상근직으로, 인사권을 제외하면 직접적인 운영 권한이 크지 않다”며 “중소기업의 정책과 제도를 하나씩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폼을 잡는 자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현재 차기 회장 선거에는 회장단을 중심으로 3~4명이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김 회장은 “최종 후보 등록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과거처럼 선거가 과열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4년 뒤 재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직원들에게도 중앙회에 놀러 올지는 모르지만 이제 일하러는 오지 않겠다고 얘기했다”며 “너무 힘들다. 그게 솔직한 소회”라고 말했다.
차기 회장 후보들의 리더스포럼 불참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중앙회장 선거는 사전 후보 등록제가 없어 현장에서 선거운동을 하면 사전 선거운동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사회 차원에서 논의했고 후보자들의 양해를 얻어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 일정 조정과 관련해서는 “유권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선거운동 기간을 열흘 늘렸다”며 “선거일을 앞당긴 것도 3월 1일 차기 회장 취임 전 충분한 인수인계 기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날 김 회장은 리더스포럼의 성과와 중소기업의 인공지능(AI) 전환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올해 포럼의 핵심 주제인 AI 전환과 관련해 중소 제조기업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중소기업도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AI와 피지컬 AI를 빠르게 도입해야 한다”며 “공장에서 AI가 사람의 일을 보완하고 24시간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내년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 10개 안팎의 업종별 협동조합을 대상으로 AI 활용을 위한 제조데이터 표준화 시범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같은 업종이라도 기업마다 제조 방식이 달라 표준 데이터를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며 “우선 10개 정도 협동조합에서 표준화 모델을 만들어보고 이를 확산해 중소기업들이 빠르게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이 AI를 장착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대한민국이 진정한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중기중앙회도 중소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