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18~29세 청년층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지지 목적의 응답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과 생계비 부담,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청년층의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악시오스가 보도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치연구소(IOP)의 청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간선거 투표 의향이 있는 청년 응답자 가운데 63%는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기 위해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4%였다.
경제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두드러졌다. 응답자의 77%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운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성향 청년층에서도 약 절반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경제적 부담은 청년층의 주요 관심사로 꼽혔다. 응답자의 79%는 물가 상승과 생계비 부담을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대기업의 독점적 권력과 무역전쟁도 각각 68%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응답자 가운데 약 절반은 가계가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거나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답했다.
미래에 대한 기대도 약화했다. 부모 세대보다 삶의 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27%로, 부모보다 더 잘살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25%를 웃돌았다. 2021년 가을 조사에서는 더 나은 삶을 기대한다는 응답이 39%로, 생활 수준이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 17%를 크게 앞섰다.
미국의 미래를 바라보는 정서에서도 비관론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69%는 미래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한 반면, 희망을 느낀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한 비율은 9%였다.
다만 정책에 대한 불만이 실제 투표 참여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한 18~29세 청년은 33%로,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둔 조사 당시의 40%보다 낮았다.
정당별로는 공화당 성향 청년층의 투표 참여 의향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공화당 성향 응답자는 2022년 46%에서 이번 조사 34%로 하락했다. 민주당 성향 청년층은 50% 수준을 유지했으며, 무당파 청년층은 26%에서 22%로 떨어졌다.
의회에 대한 불신은 양당 모두를 향했다. 응답자의 66%는 민주당의 의회 활동에 반대했고, 공화당 의원들의 의회 활동에 부정적인 응답은 74%에 달했다. 전국민 건강보험, 부유세 도입, 연방 의원의 주식 거래 금지 등 경제적 부담 완화와 정치권의 책임 강화를 겨냥한 정책에 대한 지지도 확인됐다.
존 델라 볼페 하버드대 정치연구소 여론조사 이사는 젊은 세대가 열심히 일하면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청년층의 경제적 불안이 정부에 대한 평가와 정치 참여 의향에 함께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나 실제 투표율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양당에 대한 불신과 낮은 투표 참여 의향이 중간선거를 앞둔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