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노인 얼굴을 본뜬 특수 가면을 쓰고 은행을 털었던 남성이 약 10년 뒤 비슷한 수법으로 또다시 은행 강도에 나섰다가 붙잡혔다.
2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사는 데이비드 사틴 주니어(40)는 올해 플로리다 내 은행 2곳을 턴 혐의로 연방 당국에 체포됐다.
검찰에 따르면 사틴은 지난 8월 24일 라르고의 한 은행과 9월 15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또 다른 은행에 들어가 현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두 범행 모두 영화 '미션임파서블'을 연상시키는 노인 얼굴 형태의 특수 가면을 착용한 채 이뤄졌다. 회색 수염이 달린 노인 가면을 쓰고 짙은 색 안경 등을 착용한 사틴은 창구 직원에게 접근해 '염료 팩'이 들어 있지 않은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말한 '염료 팩'은 현금 다발 사이에 넣어두는 은행 강도 방지용 장치다. 강도가 돈을 들고 일정 거리 이상 이동하면 작동해 강한 색의 염료를 터뜨리며, 지폐와 범인의 옷·몸에 색을 남겨 경찰의 추적을 돕는다.
첫 번째 범행 당시 그는 은행 인근 주유소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주변을 돌다가 자전거로 갈아타고 은행에 접근했다. 이후 2900달러(약 380만원)를 빼앗아 달아나면서 직원에게 “다시 만날 때까지(until we meet again)”라는 섬뜩한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틴은 자전거를 타고 현장을 벗어난 뒤 다시 차량으로 갈아타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번째 범행에서는 2554달러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범행 전 사틴의 집을 빠져나간 차량과 이후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확인했고, 감시카메라에는 범행과 유사한 인상착의를 한 남성이 자전거를 차량에서 내리는 장면도 찍혔다.
범행 다음 날에는 사틴이 자신이 이용한 차량의 흰색 지붕을 검은색으로 스프레이 도색하는 모습도 수사관들에게 포착됐다.
수사 당국이 사틴의 자택과 창고를 압수수색한 결과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자전거와 파란색 정장, 검은색 가방 등이 발견됐다.
특히 창고에서는 회색 수염이 달린 노인 얼굴 가면과 검은 테 안경, 검은 페인트가 묻은 작업용 장갑 등 변장 도구가 무더기로 나왔다. 가짜 권총과 범행 당시 착용한 것으로 보이는 의류도 함께 발견됐다.
다른 거처에서는 또 다른 특수 가면과 함께 사틴이 2021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일기도 발견됐다. 일기 제목은 '신의 가장 친한 친구는 은행 강도! 은행 강도의 눈으로 본 경찰과 강도들의 세상'이라는 내용이었다.

사틴은 이미 과거에도 비슷한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그는 2016년 텍사스주에서 노인 가면을 쓰고 은행 5곳을 턴 혐의로 2018년 유죄 판결을 받아 10년이 넘는 연방 교도소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범행에도 이번 사건에 사용된 것과 같은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보다 앞선 2008년에도 공범과 함께 할로윈 가면과 변장을 하고 은행을 털려다 미수에 그쳐 연방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사틴은 이번 범행 당시 2018년 연방 유죄 판결에 따른 보호관찰 기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