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지정 15주년을 맞은 광주연구개발특구가 연구성과 사업화와 지역 기술기업 성장을 이끄는 혁신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의 연구개발(R&D) 역량을 기업의 기술 수요와 연결하는 지원을 이어온 가운데 지정 당시보다 입주기관과 기업 매출, 고용, 기술이전 실적이 크게 확대됐다. 특구 소재 기업의 상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 사례도 나타나며 지역 기술기업의 성장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 산·학·연 협력 기반으로 기술사업화 지원
광주특구는 대학·연구소·기업 간 협력을 통한 연구성과 사업화와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해 2011년 지정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동구·북구와 장성군 일원에 걸쳐 총 18.58㎢ 규모로 지정돼 있으며, 국가전략기술과 연계된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기술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특구에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남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광기술원 등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이 모여 있다. 이들 기관이 보유한 연구성과와 전문인력은 기업의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뒷받침한다. 대학·연구기관과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산업 현장의 기술 수요에 대응하고, 연구성과가 기술이전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를 위한 재정 지원도 이어졌다. 지정 이후 올해 예산까지 포함한 국비·시비 지원 규모는 총 1537억원에 이른다. 광주특구는 기술 발굴과 이전부터 창업, 사업화, 실증, 투자 연계까지 기업 성장에 필요한 지원을 추진해왔다. 올해도 공공 연구성과의 사업화와 창업기업 육성, 기술 실증 등을 통해 지역기업의 시장 진출과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 매출·고용 확대와 함께 기술사업화 성과 성장
지정 이후 광주특구의 성장은 주요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2024년 기준 입주기관은 2879개로 2011년 557개보다 약 5.2배 늘었다. 같은 기간 기업 매출은 7조3000억원에서 15조2000억원으로 약 2.1배 증가했으며, 총 고용인원도 2만386명에서 4만3639명으로 약 2.1배 늘었다. 입주기관 확대와 함께 기업 활동과 일자리 규모도 커지며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넓어졌다.
R&D를 수행하는 전문인력도 증가했다. 광주특구 내 박사급 인력은 지정 후 2925명에서 4481명으로 약 1.5배 늘었다. 전문 연구인력은 대학과 연구기관의 연구성과를 축적하고 기업의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이끄는 핵심 요소다. 입주기관과 고용의 양적 성장에 더해 전문인력도 증가하면서 기술 개발과 산학연 협력을 위한 인적 기반이 강화됐다.
기술사업화 성과도 확대됐다. 기술이전은 특구 지정 2011년 117건에서 2024년 577건으로 약 4.9배 증가했으며 기술료 수입은 39억3000만원에서 151억4000만원으로 약 3.9배 늘었다. 누적 특허는 6624건에서 1만9794건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연구성과의 축적과 함께 기술이전 및 그에 따른 수입도 확대되며, 연구개발 성과를 산업 현장과 연결하는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 지역 기술기업, 사업화 넘어 자본시장·글로벌 시장으로
기술기업의 성장은 자본시장 진출로도 이어졌다. 광주특구 지정 이후 새롭게 상장한 26년 10월 기준 광주지역 본사 소재 기업 가운데 대기업·중견기업에서 분사한 기업을 제외하면 총 10개사이며, 이 가운데 7개사(70%)가 특구에 자리하고 있다. 지역 신규 상장기업 상당수가 특구에 소재한다는 점은 광주특구가 기술기업 성장의 주요 거점임을 보여준다.
상장은 기업이 후속 연구개발과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 기반을 넓힐 수 있는 계기다. 광주특구 소재 기업들의 자본시장 진출은 연구개발에 기반한 지역기업이 사업화 단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표 사례로는 라이다(LiDAR) 센서 전문기업 에스오에스랩이 꼽힌다. 2016년 설립된 에스오에스랩은 라이다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해 2024년 6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21년 금융위원회의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2023년 광주광역시 'G유니콘'에 선정됐으며, 2025년에는 엔비디아 자율주행 생태계의 센서 분야 공식 파트너로 선정되며 글로벌 시장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공공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창업해 투자유치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이전받은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한 첨단랩은 폐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용 소재·부품 개발 기업으로, KDB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누적 약 9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실증스케일업 사업과 글로벌 개념 검증(PoC) 프로그램을 통해 첨단랩의 기술 개발과 해외 협력을 지원했다. 첨단랩은 지난해 독일 프라운호퍼 IKTS 연구소와 현지 기술실증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 2월 일본 글로벌 화학기업 UBE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사업화 기반을 넓혔다.
■ 성장단계별 지원으로 기업의 지속 성장 뒷받침
광주특구는 기술 개발이 실제 사업화와 시장 진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공공기술 발굴과 이전, 창업기업의 사업화 전략 수립과 투자유치 지원, 기술 개발과 현장 실증 등을 통해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앞으로도 지난 15년간 축적한 산학연 기반을 토대로 연구성과 사업화와 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유망 기술기업이 사업화 성과를 바탕으로 투자유치와 기업공개(IPO), 해외시장 진출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기업별 성장단계와 수요에 맞춘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기존 상장기업과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협업을 통해 지역 과학기술 혁신생태계와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서동경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장은 “광주특구는 지난 15년간 대학과 연구기관의 우수한 연구성과가 기술사업화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혁신생태계를 구축해왔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유망 기술기업이 연구개발을 넘어 투자유치와 상장, 글로벌 시장 진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성장단계별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