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 한계 겨냥한 K-신약, 후기 임상 고비 넘었다

생성형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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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약사들이 기존 치료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환자를 겨냥해 개발하는 신약의 후기 임상 고비를 연이어 넘었다. 표준 치료가 없거나 제한적인 영역을 선별해 글로벌 특허와 희귀의약품 지정, 한·미 동시 임상을 지렛대 삼아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통풍 신약 후보물질 '에파미뉴라드'의 다국가 임상 3상에서 유효성·안전성을 입증하고, 내년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은 아시아 5개국 환자 612명을 대상으로 했다. 에파미뉴라드는 요산 운반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막아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기전으로, 기존 치료제 대비 신장·간 안전성 우려를 낮췄다. 기존 치료제 미충족 수요를 파고들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키울 계획이다.

해외 진출 준비도 시작했다. 미국을 비롯한 18개국에 용법·용량 특허 등록을 마쳤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통풍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4년 28억달러에서 2030년 41억달러(약 5조6000억원)로 성장이 예상된다.

보령은 제도를 활용해 개발 기간을 줄이는 쪽을 택했다. 재발성·불응성 말초 T세포 림프종(PTCL) 치료제 '보스몰리십' 임상 2상 목표 환자 44명 모집을 이달 마쳤다. 올해 3월 첫 투약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암세포 성장 신호와 DNA 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세 가지 표적을 동시에 막는 세계 첫 후보물질이다.

보스몰리십 타깃 질환인 말초 T세포 림프종은 진행이 빠르고 재발률이 높지만 표준 2차 치료법이 없는 병이다. 이 후보물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약처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덕에 요건을 채우면 3상 없이 2상 결과만으로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1년간 추적 관찰을 거쳐 2028년 허가를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긴 시간·비용이 드는 임상 3상을 우회해 희귀암 시장 신규 표준 치료제로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대웅제약은 후기 임상부터 한·미 환자를 동시에 묶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은 한국(55명)과 미국(49명)에서 환자 104명을 모집해 글로벌 임상 2상 등록을 끝냈다. 이 질환은 폐에 콜라겐이 과도하게 쌓이는 난치병이다.

현재 쓰이는 항섬유화제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오페브(닌테다닙)와 스위스 로슈 에스브리에트(피르페니돈)로, 폐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뿐 섬유화를 되돌리지 못한다. 반면 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생성 마지막 단계에 관여하는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다.

기존 항섬유화제와 작용 방식이 달라 병용 투여가 가능하며, 실제 임상 환자의 68.3%(71명)가 기존 약물 복용자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주요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세 물질 모두 수입 오리지널 중심의 치료 영역을 겨냥한 국산 신약이다. 개발 경로는 다르지만 내년부터 2028년 사이 주요 일정이 예고된 만큼 향후 2년 내 상용화가 결정될 전망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기존 미충족 시장을 겨냥한 국산 신약은 치료 선택지가 부족했던 국내외 환자에게 새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다만 허가와 출시 이후 장기 안전성을 검증받고, 환자 증상과 실질적인 삶의 질을 개선하는 약제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치료 한계 겨냥한 주요 국산 신약 파이프라인표.
기존 치료 한계 겨냥한 주요 국산 신약 파이프라인표.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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