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수입하는 로봇과 산업기계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고 주요 교역국과 수입 관련 협상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당장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았지만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를 도입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년 이상 진행된 로봇 및 산업기계 수입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에 교역 상대국과 수입 규모 등을 협상하도록 지시했다. 협상 진행 상황은 180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로봇과 산업기계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사 대상에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컴퓨터 제어 기계 시스템과 산업용 프레스, 스탬핑 장비 등이 포함됐다.
절단, 용접, 공작물 취급 등에 사용되는 공작기계와 오토클레이브, 산업용 오븐, 레이저 및 워터젯 절단 장비 등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미 상무부는 미국이 대부분의 로봇과 산업기계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 제조업체들은 당장의 추가 관세 부담을 피하게 됐지만, 교역국과의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미국 정부는 로봇 수입에 대한 안보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7월 중국산 로봇과 전력 인버터의 신규 모델 수입을 금지했다. 기존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모델은 수입을 허용했다.
FCC는 당시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가 미국인 감시나 외국 정보기관의 역량 강화에 악용되거나, 외부에서 로봇을 원격 장악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이 로봇뿐 아니라 산업기계 전반을 국가안보 관리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관련 장비를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들도 향후 협상 결과와 추가 관세 부과 여부를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