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26년 경기도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에는 푸드테크·에코테크·카본테크·클린테크 등 4개 분야 11개 기업이 참여한다. 식물 바이오 파운드리와 종자 판별부터 재활용 플라스틱 선박 소재, 자원순환형 종이팩, 친환경 펄프몰드·세라믹 코팅제, 전고체 전해질막,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재사용 배터리 해체 자동화, 우주용 태양전지, 지붕형 태양광 플랫폼까지 해법도 다양하다.
이들 기업은 온실가스와 폐기물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현장의 비용·효율·안전 문제를 풀며 사업성을 입증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11개 기업을 만나 기술의 원리와 경쟁력, 고객이 얻는 가치, 실증·사업화 성과를 살펴본다. 육성사업 참여 과정에서 해결한 과제와 투자유치, 국내외 시장진출 전략도 짚는다. 기술이 산업과 일상의 변화를 이끄는 기후 해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11회에 걸쳐 소개한다.

농업 인공지능(AI)·데이터 전문기업 트랙팜(대표 윤찬녕)이 파종 전 종자의 발아 가능성을 예측하고 실내에서 균일한 묘를 키우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종자 판별기 '트랙시드'와 인도어 육묘 스마트팜을 연계해 싹이 나지 않는 종자에 투입되는 물과 에너지, 노동력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트랙팜은 2021년 설립돼 양돈 등 농업 현장의 AI 관제와 데이터 기반 관리 솔루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재배환경을 관리해도 종자의 발아율이 낮거나 묘가 건강하지 않으면 생산성과 상품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농업 생산의 출발점인 종자와 육묘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종자는 겉모습이 비슷해도 저장 중 노화하거나 병원성 물질과 오염에 노출돼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발아 가능성이 낮은 종자를 심으면 재파종이 필요해 생산 일정이 늦어지고 물과 노동력도 추가로 투입될 수 있다.
기존 발아 검사는 일부 종자를 실제로 싹 틔워 품질을 확인한다.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검사한 표본의 결과로 전체 종자의 상태를 판단해야 한다.
트랙팜은 파종 전에 품질을 예측해 불량 가능성이 높은 종자를 가려내는 방향으로 트랙시드를 개발하고 있다.
핵심 기술은 표면증강 라만산란(SERS)이다.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라만산란 신호를 증강해 분석하는 기술로, 물질의 성분에 따라 분광신호의 패턴이 달라진다.
트랙시드는 종자에서 얻은 신호를 실제 발아 결과와 비교해 정상 발아 종자와 발아하지 않은 종자의 차이를 학습한다.
예측 성능을 높이려면 분광 신호와 발아 결과를 연결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트랙팜은 환경 조건을 통제한 실험에서 발아 시작일과 완료일, 발아 개체 수, 뿌리와 싹의 발생 여부를 기록하고 고해상도 이미지와 측정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보유한 데이터는 바질과 토마토, 배추 등 10여종이다. 발아 종자와 미발아 종자의 분광신호 차이를 분석해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병리·오염 상태 관련 데이터도 추가해 예측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트랙시드는 작물별 데이터를 축적하며 성능을 검증하는 단계다. 트랙팜은 다양한 종자에 적용할 수 있도록 분석 모델과 자동화 장비를 개선하고 있다.
종자를 선별한 뒤에는 묘를 균일하게 키우는 환경이 필요하다. 육묘는 종자에서 싹을 틔워 본격적인 재배에 사용할 어린 식물을 기르는 과정으로, 이 단계에서 묘가 손실되면 생산비가 늘고 농가에 공급할 물량도 줄어든다.
트랙팜의 인도어 육묘 스마트팜은 실내에서 온도·습도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양액, 공조를 통합 제어한다. 외부 날씨와 병해충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작물별 생육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트랙팜은 육묘용 설비에 환경 제어 시스템과 통합 관리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생산 과정을 데이터로 관리한다. 앞으로 종자 분석부터 육묘 생산, 재배 관리까지 정보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불필요한 파종과 재작업, 육묘 손실을 줄일 계획이다.
트랙팜은 농업 AI·데이터 솔루션에 더해 농장 운영과 농산물 가공·유통 등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2025년 전체 매출은 약 18억원으로, 올해는 매출 약 20억원을 예상한다. 종자 판별기와 육묘 기술의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베트남 기업·농업기관과 스마트농업 솔루션 개발·공급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인도네시아에는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현지 작물과 재배환경, 유통 구조에 맞는 사업 모델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트랙팜은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수요에 맞는 종자 분석 기술과 육묘 생산 시스템, 농업 데이터 플랫폼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해외 농업기업이 균일한 품질의 묘를 생산하고 작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트랙팜은 이상기후로 커지는 농업 생산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종자 판별·육묘 기술의 현장 적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26년 경기도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에 참여했다. 경기도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바탕으로 종자 판별·육묘 기술을 고도화하고 상용화를 추진한다.
주요 과제는 인도어 육묘시설의 온도·습도·광량과 양액 관련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 작물별 생육 조건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트랙팜은 종자 품질 예측 결과를 육묘 생산에 활용해 물과 에너지 등 농업 자원의 사용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윤찬녕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종자 분석부터 육묘 생산, 재배 관리까지 데이터를 연결해 농업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통합 AI 농업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한국의 농업 AI 기술을 해외 시장에 확산시키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 생산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전자신문
의왕=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