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지방 핵심 중소·중견기업에 3년간 4조5000억원 규모 저리 보증부 대출 공급을 추진한다. 외상매출채권 만기는 최대 90일에서 60일로 줄이고, 원청기업이 대금을 갚지 못했을 때 납품기업에 상환을 요구하는 관행도 원칙적으로 없앤다.
금융위원회는 2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6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연체율 상승과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지역기업과 협력업체 자금조달 부담을 선제적으로 낮추려는 취지다.
지역기업 지원은 은행권이 3년간 3000억원을 특별출연하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약 15배 협약보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성장 가능성과 지역경제 기여도를 고려해 기업을 추천하고, 자율적으로 이차보전에도 참여한다. 금융당국은 약 9000개 지역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지원 규모는 지자체 공모 평가에 따라 차등 배정한다. 최우수 3개 시·도에는 각각 4500억원, 우수 5곳에는 3500억원, 보통 5곳에는 2800억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수도권은 제외하며 세종은 충남에 포함한다. 연말까지 공모를 진행하고 내년 1월 평가를 거쳐 1분기 중 대출 공급을 추진한다.
납품기업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제도도 손본다. 외담대는 기업이 납품 후 받은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아 대금을 조기에 현금화하는 수단이다.
내년 2월부터 외상매출채권과 외담대, 상생채권 만기를 60일 이내로 단축한다. 금융위는 약 117조원 규모 매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하고 연간 약 363억원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내년 1월부터는 납품기업에 대한 외담대 상환청구권을 원칙적으로 폐지한다. 기존 대출도 만기 도래·갱신 시 적용한다. 구매기업 부실이 납품기업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고, 연간 약 26조9000억원 보증채무 부담을 덜겠다는 구상이다. 판매기업이 유리한 대출조건 등을 위해 명시적으로 희망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조기상환 시 선취이자를 돌려받는 대상도 실제 이자를 낸 판매기업으로 통일한다. 일부 은행이 구매기업에 지급하던 환급이자 약 83억원이 납품기업에 돌아갈 전망이다. 하위 협력업체가 원청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상생결제론의 적용 대상도 확대한다.
이 위원장은 “기업들이 금리 인상과 경기 변동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금 흐름의 병목은 해소하고, 필요한 곳에 자금이 공급되도록 선제적으로 생산적 금융의 기반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