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올해 40% 넘게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17% 하락하며 국내 증시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두 시장의 수익률 격차가 60%포인트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코스닥 체질개선 작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강화는 법적 분쟁에 제동이 걸렸고, 우량기업 선별을 위한 승강제 도입도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시장 신뢰 회복과 개혁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코스닥의 상대적 부진은 장기간 이어져 온 문제다. 지난 20년간 지수 흐름을 비교하면 코스피는 2005년 말 1379.37에서 지난해 말 4214.17로 205.6% 상승했다. 반면 코스닥은 701.79에서 925.47로 31.9%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가 3배 넘게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은 1.3배 수준에 머문 셈이다. 두 시장의 장기 수익률에서도 상당한 격차가 나타났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코스닥 체질개선에 속도를 낸 것도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은 1353개사, 퇴출기업은 415개사다. 금융위는 신규 상장에 비해 부실기업 퇴출이 원활하지 못한 시장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신속한 상장폐지와 우량기업 육성,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 등을 주요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시행된 상장폐지 요건 강화는 약 4개월 만에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을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이고,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도 퇴출 대상에 포함했다.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내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하는 방식이다.
지난 22일 티케이지애강, 뉴인텍, 아이스크림에듀, 바른손이앤에이, 형지글로벌 등 코스닥 상장사 5곳이 처음으로 동전주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지만, 일부 기업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정리매매가 전면 보류됐다. 앞서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 대상에 오른 주연테크와 케이엠제약도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퇴출 절차에 제동이 걸리면서 부실기업 신속 퇴출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 일정도 늦춰졌다. 금융위는 지난 9월 코스닥 시황과 기업 부담을 고려해 내년 1월 예정된 시가총액 상장유지 기준의 300억원 상향을 7월로 6개월 유예했다. 우량기업 선별과 기관투자자 유입을 위한 코스닥 승강제 역시 당초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하반기로 도입이 미뤄졌다.
증권가에서는 부실기업 퇴출과 우량기업 선별이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지난 20년간 지수가 연평균 2%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시가총액은 연평균 11% 증가하는 등 외형 성장에 비해 투자 성과가 부진했다”며 “반복적인 물적분할과 유상증자, 주주환원 부족 등이 시장 신뢰를 훼손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기업 간 성장성과 경쟁력에 차이가 있지만 하나의 시장으로 묶여 있어 시장 평균 밸류에이션이 낮아지고 개별 기업의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