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과학기술 연구 핵심 인프라인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가 시범 운영을 거쳐 다음달 공식 서비스에 들어간다. 기존 5호기보다 24배 향상된 연산 능력과 인공지능(AI) 특화 기능으로 국가 난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2일 대전 유성구 KISTI 본원에서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 가동식을 개최했다. 2018년 도입된 국가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이후 8년 만의 신규 구축이다.
슈퍼컴퓨터는 일반 컴퓨터보다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분석·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정부는 국내 산·학·연 연구자가 고가 장비를 개별 구매하거나 민간 클라우드 서버에 의존하는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슈퍼컴퓨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1988년 12월 1호기 '크레이 2S'를 시작으로 5호기까지 이어져 왔다. 이들 슈퍼컴퓨터는 국산 자동차 충돌 시뮬레이션·엔진 설계, 기상예보, 액체로켓 엔진 연소 시뮬레이션, 차세대 배터리 개발, 극한기후 연구개발(R&D) 등에 투입됐다.
5호기 누리온은 2018년 도입 당시 세계 11위 슈퍼컴으로 등재되며, 우리나라 과학기술 연구 핵심 기반으로 활용됐다. 누리온은 지난 8년간 총 1730개 연구과제를 지원했고, 이를 통해 1520편의 과학기술논문색인(SCIE) 논문이 게재됐다.
6호기 한강은 5호기의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대규모 계산과학·시뮬레이션 연구 지원 기능은 물론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 AI 기반 과학연구 기능까지 새롭게 제공한다. 6호기에는 엔비디아의 CPU-GPU 통합 칩인 'GH200'을 포함해 최신 GPU 8496개와 CPU 9936개가 탑재됐다.

6호기는 5호기보다 이론 연산 성능은 24배, 저장공간은 10배, 네트워크 성능은 4배 높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순 슈퍼컴퓨팅컨퍼런스(SC2026)에서 발표될 세계 슈퍼컴 성능 순위에서 한강이 10위권에 등재될 것으로 전망했다.
6호기 사업은 2025년 서비스 개시가 목표였지만, 생성형 AI 열풍에 따른 GPU 가격 상승으로 네 차례 유찰되면서 지연됐다. 그 사이 5호기 누리온의 국제 성능 순위은 120위권으로 밀렸다.
한강은 AI 기반 국가 난제 해결 프로젝트인 'K-문샷' 등 국가전략 R&D를 중점 지원한다.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의 도전적 연구부터 벤처·스타트업의 기술개발까지 폭넓게 뒷받침하도록 자원 배분 비율을 설정했다. 한강은 지난 9월 연구자 모집을 거쳐 현재 시범 운영 중으로, 다음달 14일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식 KISTI 원장은 “6호기 한강이 국내 연구자의 도전적인 연구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그간의 슈퍼컴퓨터 운영 경험을 토대로 안정적인 운영과 이용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은 AI와 과학기술의 융합을 지원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이끌 핵심 기반”이라면서 “K-문샷 등 국가 난제 해결과 산·학·연의 혁신적인 연구를 적극 지원해 대한민국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