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성과도 안보 자산”…대학 연구안보 전담 조직 잇따라 신설

정부 연구개발 과제 보안 등급 세분화 개요(자료=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부 연구개발 과제 보안 등급 세분화 개요(자료=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전국 주요 대학이 연구안보 전문 조직 설립에 한창이다. 기술 패권 시대에 연구 성과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삼는 가운데, 보호 체계와 국제협력 신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강화된 제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9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인천대, 한양대, 서울대, 연세대 등은 최근 연구안보 관련 조직을 신설했다. 인천대는 지난 26일 연구안보센터 개소식을 열었고, 한양대는 12월 연구안보혁신원 정식 출범을 앞두고 업무설명회를 가졌다. 서울대와 연세대, 영남대 등도 업무 담당자 채용을 마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안보 역량 강화 지원사업' 선정 8개 대학과 관련 조직 명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안보 역량 강화 지원사업' 선정 8개 대학과 관련 조직 명칭

이들 대학은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안보 역량 강화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총 8개 대학은 정부 지원을 받아 부총장 직속의 연구안보 전담 기구를 설치하고, 국제협력 사전검토와 연구안보 교육·상담, 지식재산권(IP) 컨설팅 등을 전담할 인력을 충원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8월 20일 민감과제 신설 등이 담긴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일반과제와 보안과제의 중간등급인 민감과제는 국제협력을 제한하지는 않지만, 핵심기술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 언제든 등급이 상향될 수 있어, 사실상 보안과제에 준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서울권 한 대학이 정부 지원을 받아 수행하는 일반과제를 전수조사한 결과, 최대 20%가 민감과제로 분류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혁신법에 따라 보안·민감과제 수행기관과 정부출연연구기관·특정연구기관·국공립연구소, 연간 정부 연구비를 300억원 이상 지원받는 대학은 보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보안·민감과제 성과 유출, 보안 대책 조치명령 불이행, 사전 승인 없는 보안과제 성과 소유권 이전 등 '부정행위'를 저지르면 국가 연구개발(R&D) 참여 제한 또는 제재금 부과 등 처분을 받는다.

이에 각 대학은 연구안보 관리 규정을 개선하고, 사전 교육에 나섰다. 한 대학 연구부총장은 “연구보안과 관련해 대학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겪은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면서 “첨단 기술과 관련해 특정 국가에서 연구 협력 제안이 왔다며 문의가 종종 온다”고 설명했다.

대학들은 국제공동연구와 협력 활동의 사전 승인을 원칙으로 삼고, 관련 절차를 집중 안내하고 있다.

획일적인 기준으로 인한 현장의 어려움도 있다. 정부 '국가연구개발사업 보안대책'은 보안과제 수행자가 외국인과 보안과제 관련 접촉 시 10일 내에 기관장에게 신고하도록 했다. 대학들 역시 민감과제에 대해 '접촉 10일 내 신고 원칙'을 세웠다.

대학 관계자는 “10일이라는 기한이 상대적으로 촉박하고, 접촉 기준이 모호해 해석의 여지가 생긴다”면서 “민감과제 연구자가 국제학회에 참석하기 전 연구안보센터에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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