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층이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기존 운전 이력을 활용하면 보험료를 최대 46%가량 아낄 수 있다. 부모 차량의 보험에 운전자 가족으로 등록했던 기간은 물론 군 복무 중 운전 업무를 맡았던 경험이나 장기 렌터카 사용 기록도 할인 산정에 반영할 수 있다.
2일 금융감독원은 청년층의 차량 유지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보험 경력 인정 기준과 보험료 할인특약 이용 방법을 소개하고 관련 가입 절차를 개선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보험료는 가입자의 운전 이력과 교통사고 발생 여부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 보험에 가입한 기간이 길고 사고 없이 운전한 기록이 쌓이면 납부 금액도 낮아지는 구조다. 하지만 젊은 운전자 중에는 부모 소유 차량을 이용하거나 군에서 운전 업무를 수행했음에도 본인 명의의 보험 가입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기존 경험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부모 보험에 등록된 자녀의 운전·무사고 이력 인정과 별도의 보험 가입경력 인정 제도를 제시했다.
먼저 부모가 계약한 자동차보험에서 가족한정운전 특약 등의 종피보험자로 등록된 자녀는 최대 3년까지 가입경력을 쌓은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해당 계약에 포함된 운전자 전원에게 사고 기록이 없다면 무사고 운전 기간도 보험료 산정에 반영된다.
예를 들어 28세 A씨가 어머니 명의의 자동차보험에 가족한정 특약 대상자로 등록해 3년 동안 사고 없이 운전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후 차량 가격 2000만원 상당의 아반떼를 자신의 명의로 보험에 가입하면 약 46.1%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기존 133만497원이었던 연간 보험료가 71만6582원으로 내려가 약 61만원의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단, 부모의 보험에 자녀를 운전 가능자로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험사에 별도로 가입경력 인정 대상자로 지정해야 한다. 미리 등록해 두면 추후 별도의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도 운전 이력을 인정받을 수 있으며, 하나의 보험계약에 최대 2명까지 등록할 수 있다.
무사고 이력은 최근 3년간의 사고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 기간에 사고가 있었다면 해당 기간 전체를 무사고 경력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다만 사고 기록과 관계없이 보험 가입 기간 자체는 인정된다. 과거 사고가 있었더라도 이후 3년 연속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 기간에 대한 무사고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군 복무 중 운전병으로 근무했거나 장기 렌터카를 사용한 사람도 과거 경험을 보험 가입 이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 본인 명의의 자동차보험 계약이 없었더라도 관련 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하면 해당 기간을 경력으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28세 B씨가 군 운전병으로 1년 6개월간 복무하고 이후 같은 기간 장기 렌터카를 이용했다면 총 3년의 운전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차량 가격 2000만원인 아반떼에 1인 운전자 조건으로 가입할 경우 보험료는 기존 133만497원에서 94만6300원으로 줄어든다. 감소율은 약 28.9%다.
경력 산정은 기본적으로 1년 단위로 이뤄지지만, 1년이 채 되지 않는 이력도 여러 건을 더해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동일한 기간에 해당하는 경력이 겹친다면 중복 적용은 불가능하다. 보험 가입 당시나 갱신 시기를 놓쳤더라도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또는 보험기간이 끝난 뒤 신청할 수 있다. 심사를 거쳐 경력이 확인되면 이미 납부한 보험료 중 차액을 돌려받는 것도 가능하다.
운전하는 사람의 범위와 나이를 제한하는 보험 특약 역시 비용을 줄이는 수단이다. 차량을 소유자 혼자 운행한다면 본인 1인만 운전할 수 있도록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 일정 연령 이상만 운전하도록 제한하는 옵션을 추가하면 보험료 부담을 더 낮출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 실적이나 연간 주행거리 등 개인의 이동 패턴에 따라 적용되는 할인 항목도 살펴볼 만하다.
별도의 운전경력이 없는 28세 C씨의 사례도 있다. 차량 가격 2000만원 상당의 아반떼에 가입하면서 운전자를 본인으로 제한하고 연령 조건을 설정하자 연간 보험료가 247만3489원에서 133만497원으로 떨어졌다. 참조순보험요율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46.2%의 절감 효과다.
다만 각종 할인 옵션은 보험 가입과 동시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계약자가 직접 선택해야 한다. 설정한 운전자 범위나 연령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사람이 운전하다 사고를 내면 보험금 지급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 보험사마다 특약의 명칭과 가입 요건, 할인 폭이 다른 만큼 계약 전 세부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청년층이 온라인 등 비대면 방식으로 보험에 가입할 때 운전 이력 인정 제도와 청년 대상 할인 항목을 별도로 안내하도록 하겠다”며 “설계사 상담이나 전화 판매 과정에서도 관련 혜택에 대한 설명이 빠지지 않도록 보험 가입 절차를 손질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