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알레르기인 줄 알았더니”… 진단받은 아기 3명 중 1명은 “땅콩 먹어도 멀쩡”

호주 연구진, 알레르기 양성 영아 대상 재검사
“재택서 임의 검사는 위험… 반드시 전문가 필요”

땅콩잼 샌드위치를 먹는 어린이.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땅콩잼 샌드위치를 먹는 어린이.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어린이 50명 중 1명이 땅콩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땅콩 알레르기 양성 판정을 받은 영아 중 3분의 1 이상은 실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재검사가 전문가 감독 아래 진행됐으며, 부모가 임의로 확인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머독아동연구소와 국립알레르기우수센터 연구진은 땅콩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영아들을 대상으로 추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상당수가 실제로는 땅콩을 섭취해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임상면역학 저널 인 프랙티스(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In Practice)'에 게재됐다.

연구 대상은 최근 땅콩 섭취 후 알레르기 의심 증상을 경험하고, 이후 알레르기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영아들이었다.

연구진은 의료진의 철저한 감독 아래 이들에게 소량의 땅콩을 먹인 뒤 섭취량을 점차 늘리면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경구식품유발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영아의 34.8%는 땅콩을 섭취해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땅콩을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돼 기존 알레르기 진단이 해제됐다.

연구진은 증상 이력과 알레르기 검사 결과만으로는 실제 땅콩 알레르기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알레르기우수센터의 커스틴 페럿 소장은 “현재 땅콩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모든 영아에게 경구식품유발검사를 일상적으로 시행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는 과거 증상과 알레르기 검사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영아가 경구 면역치료를 시작하기 전 의료진의 감독 아래 경구식품유발검사를 통해 진단을 확인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모가 집에서 임의로 땅콩을 먹여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CBS뉴스 의학 자문위원인 면역학 전문의 타니아 엘리엇은 “땅콩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아기가 있다면 알레르기 전문의와 추가 검사에 대해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 집에서 시도해서는 안 된다”며 “연구에 참여한 영아의 12%는 심각한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는 의료진이 있는 환경에서 소량의 땅콩을 단계적으로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도 상태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매년 재검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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