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의 한 레스토랑에서 파인애플 토핑을 피자에 올리는 것을 거부한 이탈리아 출신 주방장이 일자리를 잃었다. 해당 요리사는 자신의 문화적 가치관에 어긋나는 조리 방식을 요구받았다며 부당해고 구제를 요청했지만, 당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호주 브리즈번에 있던 레스토랑 라 코스타(현재 폐업)의 총괄 주방장 다비데 탐부렐라는 피자에 파인애플을 넣으라는 지시에 불응했다가 해고됐다. 이에 반발한 탐부렐라는 호주 공정근로위원회(FWC)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냈다.
공정근로위원회 결정문에서 탐부렐라는 “이탈리아인에게 피자에 파인애플을 얹는 행위는 문화에 대한 모욕과 다름없다”며 세 차례에 걸쳐 관련 지시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식당 경영진에게 “이탈리아인들이 피자에 파인애플을 넣지 않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직접 알아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식당 측은 해고 배경이 토핑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평소 탐부렐라의 업무 태도와 동료들에게 보인 거친 언행 등도 인사 조치의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식당 운영을 총괄한 엘리엇 잉그램은 “이번 해고에는 피자 토핑을 둘러싼 갈등 외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관련 기록에는 탐부렐라가 올해 초 주방의 금속 난간을 주먹으로 내리쳐 오른손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일으키는 등 직장 내 마찰을 빚은 정황도 담겼다.
탐부렐라는 식당의 지원을 받아 숙련 근로자 영주권 비자를 신청할 예정이었으나, 해고 이후 고용주의 비자 후원도 중단됐다.
공정근로위원회는 탐부렐라가 구제 신청을 제기한 시점이 법정 제출 기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그는 소셜미디어에 식재료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바 있다. 현재는 파인애플을 사용한 피자 메뉴가 없는 브리즈번의 다른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