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작년 1.3兆 영업적자...11년 만에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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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난비 줄어 전기판매 수익 하락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 급증 '치명타'
"적자 줄일 전기요금 현실화 불가피"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나주=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나주=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한전 연결기준 실적OECD 국가 가정용 전기요금 비교

지난해 한전이 11년 만에 최악 영업적자를 기록, 2018년에 이어 또 다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한전 경영난이 수년 째 지속되면서 전기요금 개편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인 전기요금을 조속히 현실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전은 지난해 연결재무재표 기준으로 1조356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59조9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전 영업적자는 전년(-2080억원)보다 1조1486억원이나 늘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았던 2008년 2조7981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최대 적자 규모다. 한전이 2년 연속 적자를 면하지 못하면서 주주배당도 어렵게 됐다.

한전은 '전기판매수익 하락'과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이 작년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전기판매수익은 55조9390억원으로 전년(56조8420억원) 대비 9030억원 줄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산업용 전기판매수익은 1.3% 감소했고, '덜 덥고, 덜 추운 날씨'로 냉·난방 수요가 줄면서 주택·일반용 전기판매수익도 각각 0.4%, 0.6% 내려앉았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으로는 7095억원을 썼다. 2018년 한전 온실가스 배출권 지출 비용은 530억원으로, 1년 새 무려 13배나 증가했다. 이 밖에 원전·송배전·정비·임금 등 부문에서도 1조3000억원 지출이 더 불어났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은 비용도 상당하다. 한전은 지난해 전기요금 특례할인으로 1조원 가까이 썼다. 주택용 전기요금 필수사용량 공제에 4082억원, 주택용 절전할인에 426억원을 지원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신재생에너지·전기차 요금할인 등 정부 정책에 발맞춰 3417억원을 토해냈다. 또 학교·전통시장·도축장·미곡종합처리장·철일염 등 전기요금에는 1357억원을 집행했다.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 환급에도 1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한전이 국민 편익 증진에 쓴 비용도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줬을 거란 분석이다.

한전 실적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전기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2013년 11월 6.4% 오른 것이 마지막이다. 7년째 요지부동이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오히려 누진제 개편효과로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11.6%, 3.7% 하락했다. 세계 추세와도 맞지 않은 전기요금 체계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1㎿h당 110.4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 36개국 중 멕시코·터키·아이슬란드에 이어 4번째로 저렴하다. 영국·벨기에·일본 등 11개국은 한국보다 갑절 이상 비싸고, 독일·덴마크는 3배에 이른다. OECD 평균(㎿h당 172.2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1㎿h당 100.3달러로, OECD 국가 중간 수준이다.

김병인 한전 재무처장은 “한전 실적은 탈원전과 무관하다”면서 “지속가능한 요금체계 마련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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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