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의 넥스트 거버넌스

  • 기사 썸네일
    〈26〉엎친 데 덮친 대한민국 청년세대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한 때 대한민국의 가장 역동적인 드라마였다. 가난한 집안의 자녀도 공부하고 노력하면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바꿀 수 있었다. 개천에서 나온 수많은 용들은 개인의 성공담을 넘어, 대한민국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살아 있는 역동적인 사회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풍경이 달라졌다. 개천보다 강남의 특정 동네에서 많은 용이 나기 시작했다. 부모의 소득과 사는 곳, 사교육과 해외 경험이 자녀가 얻을 기회의 크기를 좌우하

    2026-09-01 16:00
  • 기사 썸네일
    〈25〉개혁과 해체 사이

    대한민국의 국가 운영체제가 바뀌고 있다. 수십년간 형사사법의 한 축이었던 검찰청은 폐지가 법제화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그 자리를 대신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수사와 기소의 권한 구조도 다시 짜이고 있다. 국방에서는 방첩사령부의 해체·재구조화가 단행됐고,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합치는 방안도 공식화됐다. 사법과 국방, 권력기관의 오랜 구조가 한꺼번에 바뀌는 보기 드문 규모의 개편이다. 필자 역시 정부에 몸담으며 국가 운영체제

    2026-08-18 16:00
  • 기사 썸네일
    〈24〉이제 국가가 응답할 때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은퇴한 국가봉사견들을 자주 만난다. 한 때 폭발물을 찾고, 실종자를 수색하며, 국가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했던 존재들이다. 그러나 민법상 '물건'으로 규정된 이들은 임무가 끝나는 순간 존재가 지워지며, 국가의 관리와 지원 밖에 놓이게 된다. 그 결과 우리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원인 모를 죽음의 기록에서, 때로는 해외의 어느 가정에서 그들의 은퇴 이후를 마주하게 된다. 사람에 대해서는 다를까. 2024년 문경 화재로 꽃다운

    2026-08-04 16:00
  • 기사 썸네일
    〈23〉결정한 사람이 기억되는 나라로

    사고가 나면 대한민국에는 익숙한 장면이 반복된다. 실무자가 조사를 받고, 중간 관리자가 고개를 숙이고, 기관장이 옷을 벗는다. 여론이 가라앉으면 막이 내린다. 한 때 이 문화는 아랫사람의 잘못까지 윗사람이 짊어지며 조직의 기강을 세우고 책임의 무게를 가르쳤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달라졌다. 옷을 벗는 사람은 있는데, 정작 무엇이 잘못이었는지는 밝혀지지 않는다. 책임지는 장면만 있고 책임은 사라졌다. 무안공항 참사 앞에서 우리는 활주로와 둔덕의 문

    2026-07-21 16:00
  • 기사 썸네일
    〈22〉정권교체를 넘어 국가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로

    사진 한 장이 마음에 남았다. 지난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 대통령이 두 기업 총수 앞에서 깊이 허리를 숙였다. 언론은 이를 파격의 예우라 불렀다. 그러나 필자의 눈에는 다른 장면이 겹쳐 보였다. 정권마다 반복된 국가 권력과 자본의 관계였다. 대한민국이라는 앨범에 쉽게 넘기지 못할 사진 한 장이 또 추가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남에 대규모 반도체 팹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기업의 투자 계획을 정부가 먼저 발표했고, 이후 기업 공시가

    2026-07-07 16:00
  • 기사 썸네일
    〈21〉기승전결(起承轉結)이 안 되는 나라

    세계는 전쟁 중이다. 보이는 전쟁은 중동과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전쟁은 국가의 미래를 놓고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강국들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에너지 기술의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 역시 소버린 AI 구현과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선언하며 이 거대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거대한 포부 뒤에는 기이한 엇박자가 존재

    2026-06-23 16:00
  • 기사 썸네일
    〈20〉정치가 너무 많은 것을 결정하는 나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 기간 동안 언론의 1면은 정치가 차지했고 방송의 메인 뉴스 역시 정치 이슈로 가득 찼다. 누가 이길 것인가, 어느 진영이 승리할 것인가가 온 나라의 최대 관심사가 되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가장 중요한 절차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지금 우리는 다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대한민국은 정치가 이토록 중요한 나라가 되었을까. 정치가 중요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 어느 나라든 선거는

    2026-06-09 16:00
  • 기사 썸네일
    〈19〉금융은 어떻게 혁신국가를 만드는가

    최근 국민성장펀드가 출시 10분 만에 완판됐다는 뉴스를 접했다. 코스피 시장의 훈풍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반가웠던 것은 자본의 물길이 미래 산업으로 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동시에 한 가지 묵직한 질문이 머리를 스쳤다. 과연 우리 금융은 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고 있을까. 서구 자본주의는 지난 300년에 걸쳐 금융과 함께 진화해왔다. 처음에는 땅과 금 같은 눈에 보이는 유형 자산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들을 거치며 금융

    2026-05-26 16:00
  • 기사 썸네일
    〈18〉알고리즘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흔드는가

    2016년 미국 대선 직후, 옥스퍼드 사전은 그해의 단어로 '탈진실(Post-Truth)'을 선정했다. 객관적 사실보다 감정과 신념이 여론을 지배하는 시대가 왔다는 선언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탈진실의 가장 첨예한 실험장이 되었다. 선거철마다 디지털 광장은 들끓는다. 유튜브마다 폭로가 넘쳐나고, 커뮤니티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뒤덮인다. 이 혼돈은 우연이 아니다. 정교하게 설계된 시스템의 산물이다. 문제는 그 설계자가

    2026-05-12 16:00
  • 기사 썸네일
    〈17〉대한민국은 왜 '공공 기업가'를 만들지 못하는가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밀어붙였을 때 가장 결정적인 자원은 자본도 기술도 아니었다. '판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당시 국가 재건의 현장에는 기업가적 감각으로 방향을 설계한 실무형 기획자들이 있었다. 관료이되 관료주의에 머물지 않고, 사명과 현장 감

    2026-04-28 16:00
  • 기사 썸네일
    〈16〉'디지털 광장의 유령들'과 권력의 공백

    고대 로마의 광장, 포룸(Forum)에서 가장 무서운 형벌은 사형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록에서 이름을 지우고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기록말살형(Damnatio Memoriae)'이었다. 이는 국가의 반역자나 수치스러운 인물에게 내려지는 가장 불명예스러운 형벌이었다. 단

    2026-04-14 16:00
  • 기사 썸네일
    〈15〉'지능형 연대'로, 지방의 내일을 묻다

    지방선거의 계절이다. 거리는 각양각색의 현수막으로 뒤덮였고, 후보들은 '지역 경제 살리기'와 '천지개벽'을 약속하며 허리를 숙인다. 하지만 그 화려한 약속 뒤편에서 우리 지방의 시계는 '소멸'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지방은 유령도시가

    2026-03-31 16:00
  • 기사 썸네일
    〈14〉AI 시대, 국민의 정의를 다시 묻다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국가적 과제로 삼아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 앞에는 훨씬 근본적인 질문이 놓여 있다. 앞으로 누가 대한민국을 움직일 것인가. 첫 번째 현실은 인구 절벽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0년을 정점으로

    2026-03-17 16:00
  • 기사 썸네일
    〈13〉불평등의 역습:왜 국가 재설계인가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자본시장은 축제의 불꽃놀이로 가득하다. 그러나 화려한 지수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 축제에 초대받지 못한 이들의 침묵이 있다. 지표가 증명하는 번영과 개인이 체감하는 빈곤 사이의 괴리, 즉 '디커플링(Decoupling)'은 이제 한국 사

    2026-03-03 16:00
  • 기사 썸네일
    〈12〉거버넌스 리빌딩, 국가 시스템 재설계의 골든타임

    대한민국 산업화의 역사는 처절한 자기 파괴와 혁신의 기록이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실존적 위기 앞에서 우리 기업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미래를 향한 선제적 결단이었든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든, 그 고통을 감내한 결과 오늘날의 글로벌

    2026-02-03 16:00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