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업계 대재앙 `인력 가뭄`, 해법 없나]<하>근원적 해결책 마련해야

 인적자원관리(HRM) 분야 전문 솔루션개발업체 화이트정보통신은 3년 전만해도 신입사원 10여명 모집에 600~700명이 지원했다. 하지만 올해 신입사원 모집에는 지원자가 수십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쓸 만한 인력을 선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지원율이다.

 김진유 대표는 “회사 매출이 줄어들거나 경영 상황이 나빠진 것도 아닌데 지원 인력이 급격히 줄었다”며 “SW 산업 자체를 활성화하지 않고선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라고 말했다. 당장 월급을 올려 인력 충원에 나서는 데 집중하기보다 장기적으로 SW산업 자체를 키워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몰리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이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학교가 나서서 비옥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선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개발 인력 싹쓸이 행위가 근절되도록 정부의 중소기업 보호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NHN이 시장에 뜨면 게임 끝”이라 표현할 정도다. 대기업들이 초급 개발자들까지 저인망식으로 거둬 가면서 관련 중소규모 SW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중소 SW업계 경영자들은 병역특례제도 강화를 문제해결의 효율적 대안으로 꼽는다. 현재로선 중소 SW기업이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 역할을 한다. 이러한 병역특례제도가 중소기업 중심 진행된다면 ‘가뭄의 단비’는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재호 와이즈넛 대표는 “병역특례로 대기업에 근무하도록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중소기업에 배정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W 제값주기, 유지보수요율 현실화, 분리 및 분할 발주 등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장동인 미래읽기컨설팅 대표는 “정부기관과 공기업에서 이러한 정책들을 제대로 실행한다면 국내 SW업체들의 생존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인력들이 SW 분야로 오게 하기 위해선 기술자의 노임 단가의 개선도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SW산업협회에서 발표한 ‘2010년 SW기술자 임금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SW기술자 등급별 하루 기준 노임단가는 초급기술자 14만6620원, 중급기술자 18만8139원, 고급기술자 23만9085원이다. 이는 몇 년째 개선되지 않고 제자리걸음이다.

 해외 인력 유치도 정부 차원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김상배 나모인터랙티브 대표는 “SW 인력난을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베트남, 중국 등 해외 유수 엔지니어를 이민자로 받아들이는 방법”이라며 “5년 정도 국내 중소S W기업에 근무한 엔지니어에게 한국 영주권을 준다면 해외 인력 유치도 한결 수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거시적인 안목에서 국내 중소기업들과 윈윈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급선무다. 불필요한 갈등을 자제하고 SW산업 생태계 구축에 공동으로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대기업에서 SW 기술교육센터 등을 운영해 자체적으로 인력 양성에 힘쓰고, 중소기업에도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도록 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중소 SW기업에서 신입사원 기술 교육에 필요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대표는 “대졸 미취업자 중 SW에 적성이 있는 사람들을 매년 1만명을 선발해 1년간 집중적인 SW 엔지니어 교육과 외국어 교육으로 인력을 배출하면 국가 경쟁력은 물론, SW 해외 수출 인력으로 육성해서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