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IoT 플랫폼 `아틱` 내년 초 양산…생태계 선점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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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개발자·제조사 상대 공급…인텔 에디슨 등과 패권 경쟁

삼성전자가 개방형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내년 초부터 양산한다. 플랫폼은 ‘아틱(Artik)’으로 명명됐으며 세계 개발자와 제조사를 상대로 판매한다. 인텔이 먼저 선보인 ‘큐리’ ‘에디슨’ 등과 차세대 IoT 플랫폼 시장에서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아틱 개발보드
삼성전자 아틱 개발보드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 아틱 베타 버전을 출시하고 일부 개발자와 협력사에 전달했다. 내년 초부터 불특정 다수 개발자에게 판매한다. 아틱을 활용한 웨어러블, IoT 기기가 시장에 출시되면 주요 고객사에 대량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몇몇 고객사가 아틱을 활용한 완성품 양산 준비를 하고 있다.

아틱은 삼성전자 시스템온칩(SoC), 메모리, 커넥티비티칩 등이 탑재된 하드웨어 개발 보드다. 이를 활용하면 사물인터넷이 가능한 다양한 전자기기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아틱’으로 IoT 하드웨어 생태계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배포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든 전략과 비슷하다. ‘아틱’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삼성전자 반도체 판매량도 비례해 늘어난다. 구글이 모바일 앱 생태계를 만든 뒤 모바일 광고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 것처럼 삼성전자도 ‘아틱’을 발판으로 IoT 관련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 아틱은 성능에 따라 아틱10, 아틱5, 아틱1으로 나뉜다. 홈 서버, 네트워크 카메라, 스마트밴드 기기에 따라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된다. 판매 가격은 10~100달러로 저렴하게 책정됐다. 삼성전자는 아틱 개발보드가 널리 보급될수록 자사 칩 출하량도 덩달아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틱1은 업계 최저 수준 소비전력, 최소 보드 면적(12×12㎜)이 특징이다. 80~250㎒로 작동하는 밉스(MIPS) S32 코어 기반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1MB D램이 탑재돼 있다. 자이로스코프, 가속도, 지자기 센서가 통합된 9축 센서가 내장된다. 통신 기능은 블루투스 로에너지(LE)를 지원한다. 스마트밴드 같은 가벼운 기기에 채택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아틱1의 보드 면적이 인텔 큐리보다 작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틱5에는 1㎓로 작동하는 ARM 코어텍스 A7 코어 두 개를 넣은 SoC가 탑재된다. 이 SoC 위로는 512MB LPDDR2 D램과 4GB 임베디드 멀티미디어 카드(eMMC)가 이팝(ePoP) 형태로 적층돼 있다. 크기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무선랜, 블루투스, 블루투스 LE를 지원한다. 홈 허브, 네트워크 카메라에 적합하다. 보드 면적은 29×25㎜다. 인텔 에디슨과 경쟁하는 개발보드다.

아틱10은 ARM 코어텍스 A15, A7 코어를 각각 4개씩 탑재한 옥타코어 SoC를 탑재했다. GPU는 ARM 말리 T628 MP6다. 2GB LPDDR3 D램이 패키지온패키지(PoP) 형태로 SoC에 적층된다. 저장장치는 16GB eMMC다. 보드 면적은 29×39㎜다. 홈 서버, 멀티미디어 재생기기에 적합하다. 인텔은 이 같은 고성능 개발보드는 제공하고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플랫폼’과 ‘외부 개발자 생태계’ 개념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다가올 IoT 시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인텔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같은 미국계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 생태계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