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연 '임베디드 반도체 기판' 시장, 일본·대만도 경쟁 가세

(사진=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생성형 AI 이미지)

삼성전기에 이어 일본과 대만 대표 반도체 기판 제조사가 '임베디드 기판' 개발에 뛰어든다.

임베디드 기판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핵심 부품을 내부에 품어 반도체 칩 패키지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판으로,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시장에 대응하려 던진 승부수다. 임베디드 기판을 둘러싼 주도권 쟁탈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이비덴과 대만 유니마이크론이 MLCC 등 수동소자를 고성능 반도체 기판 내부에 탑재(임베디드)하는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위해 기판 가공 업체들과 접촉하며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해외뿐만 아니라 한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도 협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이비덴과 유니마이크론이 임베디드 기판 성장 가능성을 엿보고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며 “이를 위해 공급망에 필요한 여러 소부장 업체과 만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비덴과 유니마이크론은 이르면 올 하반기 공급망을 구축, 내년 시제품 생산을 위한 파일롯 라인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반도체 기판은 핵심이 되는 반도체 외 MLCC 등 수동소자가 기판 위에 배치됐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필요에 따라 흘려보내는 주요 역할을 담당한다. 다만 기판 위에 탑재하다 보니 공간 활용도가 떨어졌다. 무엇보다 반도체(다이)와 물리적 거리 탓에 성능을 높이는데 제한적이었다.

임베디드 기판은 MLCC 등을 기판 내부에 적용, 패키지 면적을 줄일 수 있다. 또 칩 바로 아래 MLCC 등을 위치시킬 수 있다. 신호 전달 거리가 짧아져 고속·고성능 반도체 칩 구현에 유리하다.

MLCC 임베디드 기판 구조(사진=삼성전기)
MLCC 임베디드 기판 구조(사진=삼성전기)

이 같은 강점 때문에 삼성전기는 일찌감치 기술 확보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장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지금까지 소량으로 제품을 공급해왔지만, 최근 대량 생산 전환을 결정했다. AI 시장 확산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 칩 수요가 더욱 늘었기 때문이다.

이비덴·유니마이크론이 임베디드 기판 시장에 진입하면서 삼성전기를 추격하는 형세가 됐다. 이비덴과 유니마이크론은 고성능 반도체 기판 분야 일본과 대만 1위 기업이다. 세계 3대 첨단 반도체 기판 제조사로도 꼽힌다. 삼성전기 입장에서는 경쟁사 추격을 따돌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임베디드 반도체 기판 시장은 향후 가파른 성장세가 전망된다. AI 반도체 칩 시장뿐만 아니라 전력·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도 수요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판 혁신으로 반도체 성능을 높이려는 전력·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임베디드 기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관련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