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포의 무게를 잴 수 있는 공진기를 개발했다.
이정철 서강대 교수 연구팀은 용액 속에서 살아 있는 단일 세포나 마이크로 입자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는 정밀한 저울인 유리모세관 공진기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유리모세관은 유리로 만들어진 가느다란 파이프 형태를 뜻한다. 공진기는 외부 힘에 의해 구조물이 고유한 주파수로 떨리게 하는 현상을 유도하는 장비다.
이번에 개발한 유리모세관 공진기는 반도체 공정없이 일반적인 가공만으로 마이크로 수준의 미세 가공으로 만들어 지는 힘이나 진동을 계측할 수 있는 멤스 센서와 유사한 수준의 정밀도를 나타낸다. 멤스 센서가 가진 복잡한 공정과 고가의 비용, 고가의 제조 설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바이오, 마이크로입자 계측 시스템의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수용액 상에서 마이크로 입자를 검출하거나 무게를 계측하는 기존의 센서 장비들은 억대의 고가 장비가 주를 이룬다. 개발된 유리모세관 공진기는 저렴한 공정 개발로 제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의료 분야에서 암세포 등 약물 반응 검사나 각종 바이오마커, 세포 분비물질 등의 검출, 혈액 내 적혈구 등의 세포 상태 진단, 식음료나 석유 분야에서 유체의 밀도 계측을 통한 품질평가, 반도체 산업용 CMP 슬러리 입자 품질평가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이정철 교수는 “살아 있는 단일 세포나 100만분의 1인 아주 작은 마이크로 입자의 무게를 정밀하게 잴 수 있는 유리모세관 공진기를 개발한 것”이라며 “저렴하면서 제조 방법이 간단하여 의료, 환경, 생명연구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폭넓게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3일자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