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에 `몽니` 부리는 중국…중견·중소기업 수출길 위태롭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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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 보복에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으로 촉발된 혐한 기류가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대중국 수출로 불똥이 튀고 있다. 연예 부문에서 시작된 한류 견제가 홈쇼핑·유통 등 산업 전 부문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가전제품을 수출하는 중견기업 A사는 최근 중국 현지 홈쇼핑 업체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큰돈을 들여 섭외한 한류스타 홍보영상 촬영 분량을 빼라고 일방 요구했다. 이유는 듣지 못했다. 결국 A사는 손해를 감수하고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중국 현지에서 국산 소비재를 유통하는 중소기업 B사도 사드 논란이 불거진 이후 노골화한 보복 조치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중국까지 빠르면 5일이면 당도하던 배송 시간이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최소 2주 이상으로 늘어졌다. 이전과 달리 원산지 증명서, 보증서, 각종 계약서를 철저하게 요구하는 등 당국이 꼬투리를 잡으려는 태도로 돌변했다.

B업체 관계자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세관에 제품 발송을 신고하면 빨간 글씨로 `문제 발생 시 제품을 전량 소각 또는 백십(back ship·반송)하겠다`는 위협하는 답변이 돌아온다”면서 “통관 시간이 길어져서 물건을 제때 납품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한 번 반송되면 운송비와 물류보관비 등 각종 유·무형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식품업체인 C사는 통관에 오래 묶이면서 제품을 폐기한 사례까지 발생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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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발표한 이후 중국은 대한국 압박 수위를 전방위로 높이고 있다.

9월 한국산 설탕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사, 10월 한국산 폴리아세탈 반덤핑 조사, 11월 한국산 폴리실리콘 반덤핑 재조사까지 이례 행보가 이어졌다.

중국 통관 거부 건수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의 `최근 중국의 수입통관 불합격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통관 거부 건수는 올해 1~9월 기준으로 지난해 총 거부 건수를 넘어섰다. 9월까지 중국의 식품·화장품 통관 거부 건수는 148건이다. 중국 전체 통관 거부 건수 6.5%에 해당한다. 지난해 전체 통관 거부는 130건(4.3%)이었다. 소비가 집중되는 연말에는 거부 건수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수출 위축을 우려했다. 중국에 진출한 업체 대표는 “중국 당국이 한국 정부가 문제를 제기할 빌미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한국 제품 페널티를 단행하고 있다”면서 “표면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사드 보복 조치라는 목소리가 파다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한·중 관계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데 있다. 국내 정치 상황은 불안하고 미국은 내년 5월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보복 조치는 더 노골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지난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은 사드로 불거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신상진 광운대 국제학부 교수는 18일 “내년 5월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실전 배치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사드 배치 시기가 다가오면 중국의 보복 조치는 더욱 노골화될 것”이라면서 “국내 정치가 탄핵 정국에 들어서는 등 혼란이 반복되는 현실에서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표1】사드 배치 결정 후 중국 조치 사항 목록

【표2】2014~2016년 중국 식품·화장품 통관 거부 건수(자료 : 한국무역협회)

사드 배치에 `몽니` 부리는 중국…중견·중소기업 수출길 위태롭다

사드 배치에 `몽니` 부리는 중국…중견·중소기업 수출길 위태롭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