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을 문화로 접근해 저변을 넓히려는 시도가 첫 발을 뗐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원장 직무대행 강만석)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게임학회(학회장 이재홍)가 주관하는 '제1회 게임문화포럼'이 17일 서울 대학로 콘텐츠코리아랩에서 열렸다.
게임문화포럼은 산업계·학계·공공기관·시민단체 등 각 분야 게임 전문가가 모였다. 게임을 문화로 접근하는 담론을 시작하는 것이다. 문화가 기반이 되는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매월 1회 분과별 회의, 분기 1회 정기 포럼, 공개 세미나 등을 연다.
이날 포럼에서는 게임을 문화로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논의가 주를 이뤘다.
기조 연설자로 나선 도영임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게임은 이미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게임이 소수가 즐기던 문화에서 대중문화로, 현실과 분리된 공간에서 현실과 이어진 사회 공간으로 일상과 연결됐다는 것이다. 긍정적 활용부터 사회문제까지 다양한 문화현상을 야기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도 교수는 “게임문화 생태계에는 게임 이용자 외에 개발업체와 미디어, 정부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까지 모두 포함된다”면서 “건전한 게임문화 생태계는 모든 참여자가 게임문화를 즐기고 관련 지식과 가치를 공유한다”고 소개했다.
김휘강 고려대 교수는 게임이 가지는 긍정적인 문화 현상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MMORPG는 게임 내 다양한 사회와 직업, 정치, 갈등, 협업 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현실과 흡사하다”면서 “자신보다 레벨이 낮은 유저에게 돈이나 아이템을 주고 그들과 파티플레이를 하는 등 선한 행위가 발생한다”고 소개했다. 선물을 받은 유저는 게임에 잔류하고, 다른 유저에게 베풀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 확대된다.
김 교수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가상세계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긍정적인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면서 “특히 MMORPG는 사람의 행태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고 주장했다.
게임 산업을 확대하려면 젠더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젠더 감수성은 성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성을 인지하는 정도를 뜻한다.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는 “그동안 디지털 게임은 주로 남성적인 것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게임에 MSG(Making Sense of Gender)를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MSG는 성에 대한 이해다. 성적 대상에 불과했던 여성을 게임 주체로 인식하고 산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버워치와 수상한 메신저가 좋은 예다.
오버워치는 1인칭 슈팅(FPS) 게임임에도 폭력성이나 잔인함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고 장 박사는 분석했다. 젠더 감수성이 충분히 드러난 이야기가 토대이기 때문이다. 전국디바협회라는 오버워치 여성 게이머 모임도 만들어졌다. 수상한 메신저는 여성 중심 모바일 게임이다. 지난해 7월 출시돼 7개월 만에 전 세계 60여개 국에서 25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 2016년 게임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다. 사용자 90%가 해외서 접속한다.
장민지 박사는 “게임은 특정 이용자 층이 존재하는 플랫폼이 아니다”면서 “다양한 주체의 삶을 반영하고 이를 통해 사회 관계성을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하 스마일게이트 PD는 게임의 2차 창조, 서브 컬처를 생태계와 연관 지었다. 게임이 현실에서 2차 창작이 되고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면서 하나의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의미다.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인테리어 소품이나 생활용품이 예다. 사용자들이 캐릭터나 스토리를 재창조해 만화나 상품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e스포츠는 게임이 스포츠가 된 사례다. 결승전은 5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축제로 성장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