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신규 무료고객 '온라인 자산관리'로 잡는다

'모바일 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를 내걸고 공격 행보에 나선 NH투자증권이 디지털금융투자플랫폼 혁신으로 제2의 승부수를 던졌다.

NH투자증권은 모바일증권 '나무'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평생 수수료 무료이벤트를 실시해 두 달여 만에 4만 명에 달하는 신규 회원을 확보했다고 17일 밝혔다.

8월 28일 이벤트 시작 후 10월 15일 기준 약 3만9000계좌가 만들어졌다.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1000여명이 넘는 고객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벤트 시작 전과 비교하면 10배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주식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실시했다.
NH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주식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 기간 동안 고객 예치자산도 4500억원을 넘어섰다. 당초 목표했던 2000억원을 두 배 이상 넘어선 규모다. 추세대로면 이벤트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까지 7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순 신규 가입자 유치 이벤트에 그치지 않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성과였다. NH투자증권은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타사 대체 이벤트, 신용거래 이벤트, 리테일대여풀 가입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진행했다. 신용융자 금리도 업계 최저로 낮췄다.

특히 신규 이용자를 '공짜 고객'에 머무르지 않게 했던 점이 주효했다. '중위험 중수익'을 노리는 합리적 소비자를 겨냥하고, 저렴한 수수료를 기반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추천했다.

회사와 고객 모두 '윈윈(win-win)'하는 방식이다. 수익에 관계 없이 증권사가 가져가던 수수료 수익을 낮춘 대신, 고객에게 추가로 제공한 자산관리서비스에서 큰 수익이 나면 배분하는 방식을 더했다.

NH증권의 전략은 온라인 게임 산업에서 시도됐던 '무료 플레이, 유료 아이템' 전략과 비슷하다. 온라인 게임회사 대부분은 무료로 게임서비스를 제공한다. 공짜로 제공하면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접근성은 낮아졌고 고객 수요에 따라 차별화된 콘텐츠(게임아이템)을 팔면서 게임회사 수익은 증가했다.

실제 NH투자증권은 향후 디지털 시장의 수익모델이 브로커리지(수수료) 중심에서 디지털 자산관리 모델로 변화한다고 예측했다. 장기적으로는 성과보수 수수료 체계 적용도 준비한다.

4분기 내 기존 주식 투자자가 쉽게 이용하고 체험할 수 있는 퀀트 기반 유료 트레이딩 콘텐츠(자동 주문)를 확대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통한 국내외 주식 평가 정보와 예측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장기적으로 NH투자증권은 다양한 고객 기반 금융투자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한다. 로보어드바이저업체는 자문업자로 활동할 수 있다.

안인성 NH투자증권 디지털고객본부장은 “상반기 증시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호황을 누렸지만, 개인투자자는 큰돈을 벌지 못 하거나 오히려 손실이 났다”며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에게 합리적 가격에 프라이빗뱅커(PB) 역할을 하면서 윈윈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