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 전용 전시장 첫 오픈…“브랜드 분리 가속화”

현대차, 제네시스 전용 전시장 첫 오픈…“브랜드 분리 가속화”

현대자동차가 올해 말 영동대로에 제네시스 단독 전시장을 개소한다. 전시장에서는 다른 현대차 브랜드 모델을 취급하지 않는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조직을 별도로 분리한 데 이어 브랜드 독립과 향후 판매망 분리를 시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브랜드는 올해 말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영동대로에 EQ900, G80, G70 등 제네시스 라인업만 취급하는 '제네시스 전시장' 1호점을 오픈한다. 오픈 행사에는 정의선 부회장 등 현대차 고위 관계자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만 취급하는 특화 전시장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서울 강남, 대치, 분당 등지에 '에쿠스 전시장'을 운영한 바 있다. 에쿠스 전시장은 점차 쏘나타, 그랜저 등 다른 현대차 모델도 함께 판매했다. 현재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 고양 등 복합 쇼핑몰에서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지만 차량은 팔지 않는다.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위치한 제네시스 스튜디오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위치한 제네시스 스튜디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전국 30여개 현대차 지점에서 '제네시스 존'을 운영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제네시스 전시장은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 전시장이 즐비한 영동대로에 위치해 이들과 정면 승부를 펼칠 계획이다.

제네시스 전시장은 프리미엄 체험형 공간을 지향한다. 앞으로 현대차는 전국 주요 '수입차 거리'에 전시장을 오픈한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 등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와 정면 승부하기 위해서다.

제네시스 프리미엄 중형 세단 'G70'
제네시스 프리미엄 중형 세단 'G70'

현대차는 제네시스 전용 전시장 개소로 브랜드 가치 향상과 판매 촉진이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제네시스 내수 판매량은 4만54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7.6% 감소했다.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프리미엄 브랜드 순위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5만4067대), BMW(4만1590대)에 뒤처진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모델은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 못지않은 높은 품질을 갖추고 있지만 좀 더 고급스럽게 '포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제네시스 전시장은 기존 현대차 전시장과 달리 구매 상담부터 시승, 체험,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처럼 연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사업 부장을 맡은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
제네시스 브랜드 사업 부장을 맡은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

제네시스는 지난 8월 브랜드 전문성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4실 7팀 체제 제네시스 전담 사업부 조직으로 현대차에서 분리됐다. 그러나 마케팅 거점 확보 부족과 노조 반발로 판매 조직은 완벽하게 분리하지 못했다. 제네시스는 1호 전시장을 시작으로 마케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모델 라인업을 충분히 갖춘 뒤 궁극적으로 판매 조직도 분리, 현대차와 완전 분리를 계획하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