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차 '알파로메오' 한국 온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알파로메오'가 내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가 저조했던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단종 절차를 밟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코리아는 FCA그룹 산하 브랜드 알파로메오를 수입·판매하는 안을 포함한 브랜드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했다. 성장세인 지프를 남겨두고 크라이슬러, 피아트 등 판매가 저조한 브랜드는 퇴출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본사 글로벌 경영 방침에 따라 알파로메오 국내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은 판매 전략상 일본 시장 사례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FCA코리아가 도입을 추진하는 알파로메오 브랜드 중형 세단 '줄리아'.
FCA코리아가 도입을 추진하는 알파로메오 브랜드 중형 세단 '줄리아'.

앞서 FCA그룹은 최근 일본 시장에서 피아트, 크라이슬러를 퇴출하고 지프만을 유지하기로 했다. 2019년까지 일본 내 75개 전시장을 지프 단독 전시장으로 재단장할 계획이다.

FCA그룹이 브랜드별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는 것은 경쟁이 치열한 수입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 있는 브랜드와 제품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FCA그룹은 크라이슬러, 지프, 피아트 세 가지 브랜드를 국내에 공급했지만, 지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FCA코리아도 지난달부터 사실상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차량 판매를 종료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크라이슬러 차량은 300C 1종으로, 월평균 판매량이 15여대에 불과하다.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자연스레 판매가 중단될 예정이다.

FCA코리아가 판매 중인 지프 브랜드 '랭글러'.
FCA코리아가 판매 중인 지프 브랜드 '랭글러'.

앞서 피아트도 올해 초부터 차량에 따라 1000만원 이상 파격 할인으로 재고를 털어내며 지난 8월 3대 판매를 끝으로 올해 판매를 중단했다. 반면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로 지프는 고속 성장하고 있다. 지프는 올해 들어 5000대 이상을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성장했다.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빈자리는 알파로메오로 메운다. FCA코리아는 별도 판매망을 구축하는 대신 기존 전시장을 통해 알파로메오를 판매할 계획이다. 첫 신차는 중형 세단 줄리아가 유력하며, 향후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줄리아는 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와 경쟁하는 프리미엄 차량으로,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고성능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 시장 기준 가격은 기본형 줄리아 446만엔(약 4400만원), 고급형 줄리아 벨로체 597만엔(약 5900만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3년 FCA를 통해 국내에 진출한 이탈리아 소형차 브랜드 피아트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고가 정책으로 4년 만에 판매가 중단됐다”면서 “알파로메오 역시 브랜드 이미지 극복과 가격 경쟁력 확보가 성공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