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디지털광고전략포럼]옥외광고물자유표시구역, 모두가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

2016년 12월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 일대는 제1호 옥외광고물자유표시구역(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12월 20일 삼성동 코엑스·무역센터 일대에서 1호 미디어 운영을 시작했다. 자유표시구역은 1호 미디어 운영부터 각종 행사를 거치며 이미 아시아 지역에서 주목받는 지역으로 성장한다. 자유표시구역이 시범사업을 넘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영국 피카델리서커스처럼 성장방향을 모색할 때다.

[제3회 디지털광고전략포럼]옥외광고물자유표시구역, 모두가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제3회 디지털광고전략포럼'이 열렸다. 정부, 학계, 산업계 등 옥외광고 산업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전자신문과 한국옥외광고센터가 공동주최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했다.

지난해 6월 출범 후 세 번째로 진행한 이번 포럼에서 발표자는 자유표시구역이 단순한 광고를 전달하는 상업 공간이 아닌 모든 시민이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일기 인천카톨릭대 문화예술콘텐츠 학과장(교수)은 “자유표시구역은 광고만이 전부가 아니라 가치를 창출하고, 장소가 스스로 의미를 가져야 한다”면서 “광고 구좌를 넓히고 화려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 창의적 경험 공간, 가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뉴욕 타임스스퀘어처럼 발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옥외광고판이 단순하게 크고 화려하다고 해서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서 “물리적 공간과 사람에 대응하는 사회반응적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 직후 진행한 토론에서는 업계 관계자가 자유롭게 자유표시구역의 향후 운영·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참석자는 옥외광고 전체 발전과 자유표시구역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철폐하고 현장 애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장중심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해야 성공

옥외광고물자유표시구역이 단순한 광고를 소비하는 공간에서 시민이 함께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CJ파워캐스트, 한국무역협회 등은 콘텐츠 개발과 다양한 문화행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결과물을 선보인다.

이혜승 CJ파워캐스트 국장은 “CJ파워캐스트가 집중하는 것은 공간을 재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면서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등 ICT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표시구역을 광장중심 문화복합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코엑스 광장에서 영화제, 퀴즈쇼를 열거나 플래시 몹 등 행사도 기획했다”면서 “연내 관련 계획을 실행하고 단순 광고매체 한 구좌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를 창출 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강덕원 삼성전자 부장은 CJ파워캐스트가 다양한 콘텐츠를 자유표시구역에 구현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면서 “봉은사에서 코엑스까지 가는 거리에는 많은 시민이 머물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표시구역 1단계 사업 완료를 위해 하나씩 사업공간을 늘려가기 보다 한 번에 사업을 진행해 자유표시구역이 광고판으로서 효과 있다는 것을 알리고 나머지 사업도 압축해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태규 더블유티씨서울 대표는 “자유표시구역 활성화를 위해 수익 100% 콘텐츠 제작, 공익 기부금 재출자 등 명소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서 “코엑스에서 열리는 행사기획, 영상제작 등을 담당하는 잘하는 중소기업을 발굴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표시구역 활성화를 위해 관광산업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새로운 접근법도 제시됐다. 하태민 지스마트글로벌 사장은 “자유표시구역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관광산업으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영국 피카델리, 일본 오사카 등지를 방문에 많은 사진을 남기는 것처럼 자유표시구역 일대도 관광지로써 새로운 자극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수 서울시 도시계획국 도시빛정책과장은 “최근 생겨나는 모든 광고물은 디지털로 야간경관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관광유발효과가 커 (빛 공해 등)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면서 “광고산업도 제도정비나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린 신기술 통해 발전하기 위해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정비를 먼저 해야 한다는데 공감 한다”고 말했다.

◇옥외광고물자유표시구역, 상생공간으로 조성돼야

자유표시구역은 현재 1단계 사업 절반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압도적 스케일과 화려한 미디어 영상이 주변 시선을 사로잡아 많은 관광객이 찾는 장소로 변모했다. 단계별 조성계획에 따라 무역센터 주변, SM타운 등 사이니지 설치가 완료됐으며 파르나스호텔, 현대백화점 등 10곳 옥외광고물 설치도 올해 완료된다.

여전히 걸림돌은 있다. 옥외광고물자유표시구역으로 정했지만 각종 현장규제 등으로 새로운 광고물 설치 시도가 어렵다. 일각에서는 '자유표시구역'이 아니라 '심의구역'이라고 명명할 정도다. 향후 발전을 위해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숙제다.

업계는 일부 기업에 집중된 형태가 아닌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현장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용수 한국옥외광고협회장은 “일본 시부야, 도톤보리 등 거리가 발전한 것은 특정 업체가 주도해 발전한 것이 아닌 한 지역에 건물 단위로 개개인까지 모두 참여해 다양성을 가졌기 때문”이라면서 “단순히 자유표시구역만을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지역을 모두 개방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내락 한국옥외광고미디어협회장은 “자유표시구역은 입찰제도자체가 최고가로 운영돼 참여 가능한 업체가 (대기업 위주로)한정될 수밖에 없다”면서 “시범사업으로서 자유표시구역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상생을 주된 목적으로 해야 건전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표시구역이 주변 옥외광고시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오히려 주변 광고시장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현홍 인앤아웃 컴퍼니 대표는 “자유표시구역은 큰 규모 사업이지만 참여자는 코엑스, 현대백화점, CJ파워캐스트, 삼성전자 등 많지 않았다”면서 “코엑스 일대가 옥외광고 명소화로는 성공한 것 같지만 산업 전방 후광효과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범사업이라고 해도 중장기 관점에서 후방산업 발전 등 업계가 고민하는 부분까지 함께 안고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사이니지 자체를 육성하기 위해 자유표시구역 특화뿐 아니라 옥외광고 관련 법·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병욱 한국전광방송협회장은 “디지털 사이니지가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어떤 부분까지 디지털 사이니지로 명명할 것인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옥외광고물 관리 및 진흥법이 규제 중심으로 할 것인지 진흥으로 갈 것인지 부터 확실히 정해 디지털 사이니지 발전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표시구역이 도시를 재생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명상 에이번 본부장 “서울 상암동 DMC처럼 도시는 발전했지만 많은 사람이 찾지 않는 공간, 용산전자상가처럼 변화 시기를 맞은 곳 모두 옥외광고를 포함한 미디어로 재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안부나 서울시를 믿고 제2자유표시구역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옥외광고센터가 중심이 돼 관계부처, 산업계 힘을 모아 학술대회를 갖는 등 다양한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진홍근 한국OOH광고학회 부회장(경남대 교수)은 “자유표시구역 도입은 전 지역에 모든 광고를 풀자는 것이 아닌 이외 지역 불법광고물, 광고남용을 막자는 취지”라면서 “자유표시구역 지역 확대 등 발전 논의가 이뤄지도록 세미나 등 토론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하고 자유표시구역이 상업광고로 유명한 것이 아니라 시민이 함께 머물 공간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업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김상진 행안부 생활공간정책과장은 “자유표시구역은 의도와 달리 민원, 이해관계자 등 현장 적용에 많은 변수가 작용했다”면서 “옥외광고만 잘되는 지역으로 남는 것은 승산이 없기 때문에 서울시, 강남구, 협회, 사업자와 향후 발전 방향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옥외광고 산업전체를 진흥하기 위해 수익개선뿐 아니라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이 많이 모인 옥외광고 산업이 성장하도록 업계 의견을 수렴해 제도를 바꿔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