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방사선에 의한 반도체 오류, 자율차 치명적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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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IC KOREA 2018이 11일 경기도 큐알티 광교 오픈랩에서 열렸다. 조나단 펠리시 NASA 연구원이 지상 방사선 환경에서 도로 차량 기능 안전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ASSIC KOREA 2018이 11일 경기도 큐알티 광교 오픈랩에서 열렸다. 조나단 펠리시 NASA 연구원이 지상 방사선 환경에서 도로 차량 기능 안전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우주에서 발생해 대기에 존재하는 중성자가 반도체 칩 성능에 치명적 결함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도체 칩 소형화·집적화로 중성자가 칩 소프트 에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칩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자율주행차에서 소프트 에러가 발생하면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소프트 에러는 문제 원인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 칩 설계부터 생산, 패키지, 테스트 등에 걸쳐 대기 방사선 영향을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1일 수원 큐알티 광교 분석 오픈랩에서 열린 'ASSIC(Automotive Semiconductor Safety Innovation Conference) 코리아 2018'에서 조너선 펠리시 미항공우주국(NASA) 전자부품 담당 박사는 “우주에서 날아온 방사선이 반도체에 영향을 끼쳐 발생하는 단일사건효과(Single Event Effect)는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경미할 수도 있지만 대형 사고를 유발하거나 시스템에 심각한 오류를 발생시킬 정도의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며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대기 방사선에 따른 오류를 예측·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 방사선에 의한 소프트 에러는 제품 전원을 껐다 켜면 해결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몇년 전 해외에서 항공기가 비행 중 갑자기 약 3초간 급하강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년여에 걸쳐 조사한 결과 대기 방사선에 의한 소프트 에러가 문제 원인으로 밝혀졌다. 심각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급하강하면서 승객들이 객실 천장에 부딪히는 등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대기 방사선에 의한 시스템 오류는 1970년대부터 우주항공 산업을 중심으로 연구돼왔다. 대부분 비파괴적인 소프트 에러 형태로 발생하며 물리적 파괴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알려졌다.

문제는 소프트 에러가 대부분 일시적으로 발생하고 에러 발생 후에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사전에 소프트 에러 예측이 힘들다보니 상시 위험에 노출되는 셈이고 문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어렵다.

최근 자율주행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기 방사선에 의한 소프트 에러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자율주행차는 안정성과 신뢰성이 중요한데 자칫 소프트 에러로 차량 결함이 발생하면 인명 피해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펠리시 박사는 “방사선이 자동차에 일으키는 오류는 무작위적이고 예측하기 힘들지만 미리 대응하면 오류를 예측할 수 있다”며 “자동차 분야에서도 우주항공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상에 도달하는 방사선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반도체 업계는 국제 자동차 기능안전 표준 ISO 26262 개정을 앞두고 소프트 오류를 사전에 예측·대응할 필요가 커졌다. 소프트 오류 시험을 원하는 기업이 늘면서 관련 인프라가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는 세계 반도체 1위 생산국이지만 관련 시험 인프라가 좋지 않아 전량 해외 시설과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에는 포항과 경주에 가속기가 있고 원자력 병원에도 반도체를 시험할 수 있는 가속기가 있지만 정식 중성자 시험소는 없다.

해외에는 5곳의 중성자 시험소가 있다. 접근성과 활용도 등을 감안하면 이 중 미국 랜스(LANSCE)와 캐나다 트라이엄프(TRIUMF)만 실제 사용 가능한 시설로 꼽힌다.

이에 큐알티는 프랑스 국공립 연구소인 TIMA와 11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대기 방사선에 의한 소프트 에러 기술을 함께 연구개발키로 했다. 큐알티는 TIMA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반도체 시험평가소 아이락(IROC)과도 MOU를 맺고 국내외 기업이 소프트 에러를 측정할 수 있도록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정성수 큐알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려면 반도체용 가속 방사시험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표준화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소프트 오류 신뢰성을 시뮬레이션하고 예방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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