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대규모 벤처펀드 연이어 결성...양극화하는 벤처투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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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시장에 1000억원대 규모 대형 벤처펀드 결성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 사모운용사와 증권사까지 벤처투자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기존 벤처캐피털(VC)도 펀드 대형화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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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주IB투자, TS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등 상장 VC를 중심으로 지난해 12월 1000억원이 넘는 대형 펀드를 결성했다.

아주IB투자는 지난해 마지막 날 1750억원 규모의 '아주 좋은 성장지원 펀드'를 결성했다. 지난해 6월 1230억원 규모 아주 좋은 라이프 사이언스 3.0펀드에 이은 대형 펀드다.

TS인베스트먼트도 1300억원 규모 펀드를 지난해 12월 결성했다. 모태펀드,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우리은행, 과학기술인공제회 등이 출자자로 참여해 중소·벤처기업 인수합병(M&A)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운용사를 맡은 TS인베스트먼트는 87억원을 출자한다.

DSC인베스트먼트는 1200억원 규모 'DSC초기기업성장지원펀드' 결성을 지난해 말 마무리했다. 초기투자 이후 4년 이내 중소기업, 창업 7년 이내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초기기업 특화 펀드다.

지난해 1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2000억원이 넘는 '한국투자 RE UP' 펀드를 결성한 이후 벤처투자업계에서는 대형 펀드 결성이 이어졌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약 3400억원 규모 '차이나벤처스펀드I'를 결성하는 등 상장 VC 외에도 기존 대형 VC가 지난해 말 연이어 대형 펀드 결성을 마쳤다.

대형 펀드 결성 증가 추세와 함께 VC 운용자산 규모도 급증세다. VC업계 1위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창업투자조합 기준 운용자산 규모가 1조7000억원까지 늘었다. 아주IB투자는 지난해 3000억원이 넘는 펀드를 결성하며 총 운용규모가 1조5000억원을 넘었다.

최근 VC의 연이은 대형 펀드 결성은 증가하는 공공 분야 출자와 함께 운용사의 자기자본 확충에 따른 출자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TS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등은 총 운용규모 3000억원 안팎 중견급 창업투자회사임에도 자기자본 투자를 늘리며 펀드 규모를 키우고 있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벤처투자 시장이 확대되면서 100억~200억원대 소형 펀드로는 유망 기업을 발굴해도 기업가치가 맞지 않을 정도가 됐다”면서 “증권사와 사모펀드까지 벤처투자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VC 입장에서도 몸집을 불려 대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증권사는 신기술금융조합, 전문사모운용사는 PEF를 결성하는 등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벤처투자 시장의 양극화도 펀드 대형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벤처투자에 대한 시각이 바뀐 만큼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다”면서도 “워낙 많은 VC가 시장에서 제안을 하다보니 출자 심의 과정에서도 우선 이름이 알려진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살피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점차 상장기업 투자와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 구분이 없어지는 만큼, 전통 VC는 완전 초기기업에 치중하는 형태로 시장이 변화하게 될 것”이라며 “신규 진입 VC의 출자자 매칭은 점차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