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J대한통운, 배터리 공유형 전기스쿠터 서비스 사업 나선다...한국판 '고고로' 지향

CJ대한통운이 배터리(팩)를 불특정 다수와 공유하는 전기스쿠터 '모빌리티 서비스사업'에 뛰어든다. 시내 곳곳에 자판기 형태의 배터리 교환시설을 구축하고 운전자가 직접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을 따른다. 고가의 배터리를 함께 쓰기 때문에 전기스쿠터 단가를 낮추고, 별도의 충전시간 없이도 배터리를 수시로 교환할 수 있다. 공유경제와 친환경 교통체계를 확대시킬 한국형 모빌리티 모델로 주목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관련 업계와 컨소시엄을 구성, '배터리 교환형 전기스쿠터'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다. 이르면 하반기 사업을 시작한다.

사용자 어플리케이션과 과금 등 서비스 관리·운영 솔루션 등은 CJ헬로비전이 맡는다. 전기스쿠터는 모두나와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교환에 필요한 교환·충전스테이션과 스쿠터에 들어가는 전용 배터리팩은 이 분야 전문 중소업체가 파트너사로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대만의 고고로(Gogoro) 서비스. 전기스쿠터 이용자가 배터리팩을 들고 고스테이션(GoStation)에서 팩을 교환하고 있다.
대만의 고고로(Gogoro) 서비스. 전기스쿠터 이용자가 배터리팩을 들고 고스테이션(GoStation)에서 팩을 교환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추진하는 배터리 교환형 전기스쿠터 사업은 대만에서 시작돼 독일·프랑스·스페인·네덜란드 등으로 확대 중인 '고고로(Gogoro)' 모델과 유사하다. 고고로는 서비스 사업자가 '고스테이션(GoStation)'이라는 자판기 형태의 배터리 교환시설을 설치·운영한다. 매번 배터리를 충전하는 게 아니라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한 이후 다 소모될 때 쯤 '고스테이션'을 찾아 충전 다된 배터리(팩)을 스스로 교환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대만 시내 주유소·편의점 등 600곳에 운영 중이며 동남아와 유럽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CJ대한통운은 초기 전기스쿠터 사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물류 기반 사업자와 연계를 확대할 방침이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2륜 전기스쿠터 보급 사업과 연계해 시장 확대에도 나선다. 이르면 올 하반기 서울·수도권 재래시장과 편의점 등 스쿠터 이용이 많은 250여개 지역에 교환설비를 설치·운영한다.

이용료는 월간 혹은 연간 단위나 유통서비스 마일리지 등과 연계하는 등의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다. 전용 전기스쿠터는 1~2㎾h급의 국산 리튬이온 배터리팩 두 개를 쉽게 탈·부착하는 형태로 배터리 교환 후 주행거리는 100㎞ 수준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전기스쿠터는 환경부 보급정책에 따라 이륜전기차로 분류돼 23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대만의 고고로(Gogoro) 서비스. 전기스쿠터 운전자가 고스테이션(GoStation)에서 충전이 다된 배터리팩을 꺼내고 있다.
대만의 고고로(Gogoro) 서비스. 전기스쿠터 운전자가 고스테이션(GoStation)에서 충전이 다된 배터리팩을 꺼내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배터리 교환형 전기스쿠터 사업을 기획했지만 구체적인 사업 방향과 시기는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

업계는 대한통운이 스쿠터 개인이용자를 넘어 배달의민족, 맥도날드 같은 음식배달 서비스 사업자와 퀵서비스 라이더에 특화한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를 우선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