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기업'의 산실, 액셀러레이터 200곳 넘어, 벤처생태계 축으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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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창업 생태계 확대로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 기업/비영리법인)가 200개를 넘었다. 정부가 '액셀러레이터법' 시행으로 정식 등록을 받은 지 2년 5개월 만이다.

'유니콘 기업' 산실로 불리는 액셀러레이터의 양적 확대는 어느 정도 정책 목표를 충족했다는 평가다. 이제 양적 확대를 질적 성장으로 이어가기 위한 정책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170개 액셀러레이터가 등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6월 말 기준 등록 액셀러레이터가 100곳을 넘긴 뒤 약 1년 만이다.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등록한 곳만 200개가 무난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선 중기부에 등록하지 않고 활동하는 액셀러레이터를 감안하면 이미 200여개가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등록 지역별 현황, 자료: 케이스타트업 홈페이지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등록 지역별 현황, 자료: 케이스타트업 홈페이지

액셀러레이터 생태계 조성은 유니콘 기업 탄생 필수요건으로 여겨진다. 스타트업에 초기투자와 집중보육을 통해 창업 실패율을 낮추고 후속투자 등을 이끄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니콘 기업을 보유한 미국 저력도 액셀러레이터에서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16개 수준이던 미국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매년 50%가량 증가해 2015년 172개까지 증가했다. 대표적 유니콘 기업인 우버,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등은 2005년 설립된 미국 최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를 거치며 고속성장 신화를 일궜다.

이외에도 테크스타즈, 500스타트업, 플러그앤플레이 등이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로 활동하며 다양한 유니콘 기업을 키워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양적 성공에서 그치지 않고 '스타' 액셀러레이터 탄생을 위한 여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스타트업 '스케일업'을 위한 액셀러레이터 투자기능 강화가 시급하다.

액셀러레이터가 개인투자조합을 통한 전체 투자금액은 2017년 163억원에서 2018년 491억원으로 약 3배 늘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란 진단이다.

정부는 작년 11월 기존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하나로 통합한 '벤처투자촉진법'을 발의했다. 액셀러레이터가 보다 큰 규모의 벤처펀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해당 법안이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라며 “현재는 소규모 개인투자조합 결성으로만 투자가 가능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할 수 있어 스타트업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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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액셀러레이터 구성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초기에는 성공벤처기업인, 엔젤투자자 위주였지만 작년부터 정보통신기술(ICT)뿐만 아니라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인력 중심 액셀러레이터도 생겨났다. 대기업·중견기업·벤처기업 등도 자회사 등을 설립하며 가세했다.

대학기술지주회사와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자체 산하기관 등 공공연·기관 성격의 액셀러레이터도 대거 등록했다. 하드웨어 공간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 투자 등 전문영역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준배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은 “액셀러레이터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 대응방안이나 건의사항, 규제개선을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면서 “법이 만들어지고 3년차에 이른 만큼 '한국형 액셀러레이터' 양성을 위한 체계적 교육,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어설명: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는 초기창업자(스타트업) 발굴, 투자, 보육을 하는 회사 또는 비영리법인을 말한다. 액셀러레이터는 과거 공간이나 설비, 업무 보조 등 하드웨어 중심으로 창업을 지원한 인큐베이터와 달리 창업 지식과 경험, 노하우 등을 알려주는 소프트웨어 중심 육성방식이 특징이다.
※중기부 등록 액셀러레이터 현황

'유니콘 기업'의 산실, 액셀러레이터 200곳 넘어, 벤처생태계 축으로..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