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636>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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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일본 간 경제 갈등이 첨예합니다. 일본은 지난 7월 우리나라를 향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을 규제했습니다. 또 우리나라를 전략물자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규제 조치를 강화했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일본 수출 규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양국 관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 수출관리 체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표면적인' 이유를 들어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소재 3품목 수출을 제외했습니다. 안보상 이유로 우리나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이는 우리나라를 전략물자 우대국에서 제외한 근거이기도 합니다.

양국이 첨예한 사안을 다투고 있고, 정부와 언론을 통해 내용은 계속 나왔지만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 등 용어가 어렵기만 합니다. 전략물자관리원에서도 “전략물자가 이렇게 조명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고 말할 정도로 최근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에 대한 대중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전략물자와 수출통제제도 개념과 역사를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Q: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는 개념과 역사는 무엇인가요.

A: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는 무기 전용가능성이 있는 전략물자를 무기 제조 가능성이 있는 국가에 수출할 수 없도록 통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군사용과 민간과 군사용 이중용도로 쓰일 수 있는 전략물자를 과도한 군사력 확장이나 국제평화를 저해하는 용도로 쓰이지 않게 정부와 국제사회가 나서 통제합니다.

전략물자 수출통제는 2차 세계대전 후 냉전체제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서구진영 국가가 '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COCOM)'를 결성해 동구권 국가에 무기 수출을 금지한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냉전 종료 이후에도 민족과 종교 갈등으로 인한 내전과 테러가 빈번했습니다. 이에 국제사회는 문제 의식을 갖고 수출통제체제를 만들었습니다다. 미국,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을 주축으로 한 4대 수출통제체제가 전략물자 수출을 통제합니다. 4대 수출통제체제는 바세나르체제(WA), 미사일통제체제(MTCR), 핵공급그룹(NSG), 호주그룹(AG)을 말합니다. 바세나르체제는 재래식 무기를, 미사일통제체제는 미사일을, 핵공급그룹은 핵무기를, 호주그룹은 화학무기를 각각 통제합니다.

아울러 국제연합(UN)도 2001년 9·11 테러 이후 국제수출통제를 강화했습니다. 2004년 UN 안전보장이사회 만장일치로 '결의 1540호'를 채택한 바 있습니다.

Q:전략물자는 무엇인가요.

A:전략물자는 정부가 자국 국가안보, 외교정책, 국내 수급관리를 목적으로 수출입과 공급, 소비 등을 통제하기 위하여 특별히 정한 품목·기술을 말합니다. 전략물자관리원에 따르면 재래식무기 또는 대량파괴무기와 이의 운반수단인 미사일 제조, 개발, 사용 또는 보관 등에 이용 가능한 물품, 소프트웨어(SW) 및 기술로 국제평화와 안전유지, 국가안보를 위해 수출입에 제한을 받는 품목으로 정의했습니다.

전략물자는 전략기술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전략기술은 법 근거와 전문판정기간이 없지만 전략물자는 전문판정기관과 관련 법에 의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전략물자관리원을 전문판정기관으로 두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Q:우리나라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A:우리나라는 1987년부터 미국과 '한미전략물자 및 기술자료 보호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대외무역법에 전략물자관리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이후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인 바세나르체제, 미사일통제체제, 핵공급그룹, 호주그룹에 모두 가입했습니다. 2007년도에는 전략물자관리원을 설립했습니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전략물자 판정, 수출통제제도 홍보·교육 등을 전문적으로 다룹니다.

우리나라는 대외무역법 및 다자간 국제수출통제체제 원칙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전략물자수출입고시 별표 2에서 3에 전략물자를 고시하고 있습니다. 4대 수출통제제체제에 따라 엄격하게 전략물자를 통제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Q:최근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의 변화가 있나요.

A:우리 정부는 지난 9월 전략물자 수출입 통제제도를 일부 개편했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전략물자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우리 정부에서도 전략물자 수출입 통제제도를 바꾼 것인데요. 일본을 대상으로 우대국 혜택을 일부 축소하는 곳이 골자입니다.

개정안 고시에 따르면 그간 '가'와 '나'로 나눴던 수출지역구분에서 '가의 2' 지역을 신설했습니다. '가의 2' 지역에는 유일하게 일본만 포함됐습니다. 가의 2 지역에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는 허가 심사기간이 기존 5일 이내에서 15일 이내로 변경됐습니다. 자율준수무역거래자(CP기업)는 AAA등급은 5일 이내, AA등급은 10일 이내 처리기간이 적용됩니다. A등급은 15일 이내가 원칙이지만 전략물자 품목별 국제수출통제체제 가입국으로 수출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10일 이내 심사기간을 적용합니다. 또 가의2 지역 수출은 기존 신청서, 전략물자판정서, 영업증명서 외에 최종수하인 진술서와 최종사용자 서약서를 추가해 총 5종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전반적으로 일본이 받던 서류 간소화와 심사기간 단축 등 혜택을 줄이면서 깐깐히 심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636>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

◇무역안보와 통상진흥을 위한 수출통제의 이해, 전략물자관리원 지음, 박영사 펴냄

무역안보와 통상진흥을 위한 수출통제에 관한 이론서다. 수출통제의 기초적이고 전반적인 내용을 학습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냉전체제 속에서 시작된 수출통제 체제 역사와 개념을 이해하고, 우리나라 전략물자 관리체계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대외무역법과 관련법규,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비확산조약에 의한 수출통제 등 전략물자를 포함한 포괄적인 수출 통제제도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다.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636>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

◇수출통제 이론과 실무, 한국무역협회 전략물자무역정보 지음, 박영사 펴냄

수출통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론서다. 국제 수출통제체제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우리나라 수출통제제도, 고객친화적 전략물자수출입관리정보시스템, 국제간 업무수행, 전략물자 수출허가 등 수출통제 실무관련 사항도 설명했다. 전략물자와 수출통제체제를 자세하게 알고픈 독자에게 유용하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