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규모 국내 첫 금융권 오프쇼어 아웃소싱 `물거품`

 금융위원회의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 시행으로 국내 금융권 첫 대규모 오프쇼어 아웃소싱이 무산될 전망이다.

 25일 한화그룹 관계자는 “당초 대한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증권 대상으로 실시하려 했던 애플리케이션 오프쇼어 아웃소싱 개발이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 시행으로 어려워짐에 따라 액센츄어와 곧 재협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2010년 액센츄어와 1000억원 규모로 금융계열사 3사 대상 오프쇼어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했다.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에는 올해 말까지 자체 인력 기반 IT지원체계 마련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액센츄어는 8년간 한화 금융계열사 대상 오프쇼어 아웃소싱을 수행하는 계약 체결로 필리핀 글로벌딜리버리센터(GDC) 공간 및 인력 확보에 상당 금액을 투자했다. 올해부터 한화증권과 한화손해보험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필리핀 GDC에서 진행할 계획이었다. 대한생명은 차세대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이후 적용키로 했다. 한화그룹은 금융계열사 적용 후 타당성 검토를 거쳐 비금융계열사로 확대할 방침이었다.

 한화그룹은 금융계열사 오프쇼어 아웃소싱이 국내 감독규정으로 어렵게 됨에 따라 비금융계열사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프쇼어 아웃소싱 범위를 줄여 국내에서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그러나 비금융계열사 정보시스템 개발 영역이 금융계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작아 계약규모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개발 아웃소싱을 국내로 전환한다 하더라도 액센츄어코리아 내 애플리케이션 개발인력이 한정돼 전 영역을 수행하기는 어렵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의 해당 항목이 권고사항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금융회사들은 의무사항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금융계열사 오프쇼어 아웃소싱 외에 다른 방안을 가지고 액센츄어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정진형 액센츄어 상무는 “양사가 협의 중인 사항이기 때문에 아직 어느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오프쇼어 아웃소싱=역외(국외) 지역에서 수행되는 아웃소싱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중반 비용절감 차원으로 소개됐다. 중국, 필리핀 등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에서 개발을 수행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국내에서는 문화적 이질감, 현지 낮은 IT개발수준, 국내 감독규정 등으로 도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