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 컴퓨터사의 매킨토시가 등장한지 10년이 되었다. 최근 애플이 매 킨토시 호환 제품의 개발허용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매킨토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그동안 어떤 파장을 일으켰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84년1월 매킨 토시는 미국 수퍼볼게임 기간동안 그 출현을 알리는 단한번의 광고로 커다란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맥 티셔츠를 입은 여인이 빅브라더로 군림하던 IBM 컴퓨터의 상징화면으로 뛰어드는 장면은 당시 미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당시애플 사장이었던 스티브 잡스는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마우스로 조작하는 풀다운메뉴방식의 이 컴퓨터를 개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매킨토시는 지구를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우주를 조금은 뒤흔들어 놓을 것이다." 길지 않은 판촉기간이 끝난후 곧이어 등장한 매킨토시에 대한 반응은 "값이 터무니 없이 비싸고 성능은 형편없다"는 것이었다.
잡스가떠난후에도 애플사는 초기 매킨토시의 결함을 대부분 수정했지만 현재 전세계 PC시장에서 매킨토시의 점유율은 10%를 약간 웃도는 정도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잡스가 공언했던대로 매킨토시가 정보산업 분야에남긴 족적은 크다. 애플이 최초로 도입했던 아이콘과 마우스개념이 정보산업 분야의 핵심기술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제는애플의 이러한 개념이 세계 어느 곳에나 널리 퍼져, 경쟁사인 IBM호 환PC는 물론 새로이 열리고 있는 "정보고속도로"용 멀티미디어기기에도 도입 되고 있다.
매킨토시의개념이 정보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뿐만 아니라 사고자체를 변화 시켰다는 견해도 주목할 만하다. 맥월드지의 칼럼니스트 스티븐 레비는 최근 매킨토시 10주년과 관련, 매킨토시가 컴퓨터사용자들을 직유에서 은유의 영역으로 이동시켰다고 평가했다. 다시말해 종전에 딱딱했던 컴퓨팅환경을 거실처럼 편안한 분위기로 꾸며 사이버스페이스(전자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놓았다는 주장이다.
화면에표시돼 있는 항목의 하나를 마우스로 지정하면 그 항목 아래 부분에다시 하위단계의 선택지가 브라인드를 내리듯이 나타나는 풀다운 메뉴방식은 , 컴퓨터를 켜자마자 "A:INSTALL"이라는 딱딱한 명령을 내리는 종전 방식과 는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진행중인 작업을 중단하지 않고 다른 분야의 작업 으로 곧바로 이동할수 있는 것 역시 매력적인 이점이 아닐수 없었다.
이러한장점에도 불구하고 매킨토시는 일부 매니아에게 사랑을 받아왔을 뿐 세계를 지배하는데는 실패했다. 시판 초기 하드웨어의 결함보다도 더 큰 문제는 당시 IBM기종을 주로 사용한 "실력있는" 컴퓨터사용자들은 마우스에 의존하지 않고 이를 외면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애플사의 은유 방식을 채택한 PC의 60%이상이 IBM호환형이라는 사실은 매우 역설적인 일이다.
이같은추세에 대해 "자동변속장치가 아니라 자동차가 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것처럼 컴퓨터 혁명을 몰고온 것은 PC 자체이지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아니다"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다.
따라서정보고속도로실현에 대비해 매킨토시의 아이콘 방식보다 더욱 강력한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예컨대 기존의 아이콘으로는 채널 수 5백개가 넘는 대화형 TV의 인터페이스를 소화할수 없어 마치 사용자가 거리를 걸어가다가 원하는 상점에 들러 상품을 구입하는 식의 상황을 설정하는등의 인터페이스가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10년전 스티브 잡스가 공언했던 대로 매킨토시가 던져 놓은 인터페이스는 실제와 사이버스페이스를 넘나드는 수준으로 발전돼 우주 공간에 대한 인식이 흔들리게 될지도 모르겠다.정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