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과 문화체육부는 최근 영화.음반.비디오 등 영상산업정책을 종전의 지도와 단속위주에서 지원.육성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한 영화진흥법 영진법 및 "음반 및 비디오에 관한 법률(음비법)"개정안을 마련,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영진법및 음비법 개정은 두 법안의 모법이 될 "영상진흥기본법(안)" 제정과 맞물려 이미 예고됐었던 일이다. 이제 뉴미디어.멀티미디어시대로 접어 들면서 영상산업을 육성해야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는 시기는 지났고 다만 이 산업을 어떻게 육성하고 이를 통해 더 유익하고 자주적인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는데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이번 두 법안의 개정도 이같은 요구를 충족하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규정을 대폭 정비, 규제를 완화하고 우리 영상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첫째 규제완화를 통한 자율성 확대다. 졸속작품 양산을 막기 위해 1년이상 영화나 비디오물 제작실적이 없을 경우 등록을 취소하도록 한 규정중 기간을2년으로 연장하고 과태료만 물게 하며 외국비디오물 수입을 추천제로, 비디 오물 복제 물량 및 수량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특히 문화영화와 대한뉴스의 의무상영 규정을 폐지한다는 것이다.
영상산업은근본적으로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는 아이디어산업이기 때문에 금지.규제정책이 아닌 자율.장려정책으로 일찍부터 방향을 전환했어야 했다.
그런 뜻에서 이번에 정부가 영상산업정책을 자율과 장려정책으로 전환 하려 하는 것은 발상의 전환으로 환영할 만하다.
둘째정부가 영화심의를 주도하되 통제목적이 아니라 관객보호 목적으로 영화를 취사 선택하는 판단 기준을 마련해주는 등급제를 규정하며 비디오물 제작의 사전신고제는 이를 폐지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영상산업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창의성을 북돋아 주는 요인들로 영화인들에게는 귀가 솔깃 해지는 얘기다. 물론 심의 주체가 순수민간이 아니라 정부라는데 문제가 없는 것은아니다. 창작은 표현의 자유를 전제로 이뤄져야 하나 창작자가 정부의 검열 이나 심의를 염두에 두게되면 창의성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영상산업육성에 있어 창의성을 도모하고 실험적인 분위기를 형성해 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만큼 법적조치와 함께 사회적 분위기도 좀더 개방적인 자세변화를 통해 영상관계자들의 창의성 부분을 높이사고 격려해줄 수 있는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셋째는외국과의 합작영화 제작을 신고만으로 가능케 한 점이다. 이는 세계 경제질서재편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지역블록화에 초점을 둔 듯하다. 현재 유럽공동체를 필두로 역세권 국가가 하나의 시장이 되는 국제화 바람 과 또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갖는 나라간 문화블록이 형성되는 이원적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우리도 이제 우리 문화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국가와 협동으로 새로운 장르를 구축, 영화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컨대대만 일본 중국 홍콩등과 이른바 범동양문화연합과 같은 영화 블록을 형성, 새 영화장르의 공동개발 및 투자등을 통해 미국이나 유럽의 영상에 대응 견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과 합작영화 제작을 신고로만 가능케 한 것은 우리 영화의 해외시장 확보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아무튼 이번 영진법이나 음비법 개정안이 우리 영상업계의 대외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각종 장애조항 삭제와 문예진흥기금을 전액 영화진흥기금으로 출 연하도록한 것등을 볼때 정부가 영상산업을 지원하려 애쓴 노력은 인정한다.
그러나국내 영상산업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겠다는 애초 정부 의 의지에는 미흡하다는 생각이다. 영상제작에 대한 좀더 구체적이고 실질적 인 지원책을 찾아볼 수가 없다. 단순하게 장애요인만 제거할 경우 업체의 난립으로 오히려 졸속작품이 쏟아질 여건만 조성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일부영화 계종사자들은 영화진흥책이 한국영화제작에 무게가 실려야 하는데도 이번 영진 법안은 극장등 배급유통업계에만 유리하게 되어있다는 주장과 함께 현행 영화법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영화 및 비디오메이저 직배사들이 국내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이같은 견해는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정부는이같은 일부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이 두개 법안의 국회 상정에 앞서제작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등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정부가 영상산업을 기간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원칙을 세운 만큼 이두 법안의 보완에 있어 각 부처가 이해관계를 떠나 협조체제를 이뤄야 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