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에어컨시장 활성화 과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어컨판매가 상승무드를 타자 업계에서는 이제 국내 에서도 에어컨이 생활필수품으로 정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 에어컨의 보급은 여타의 가전제품이나 생활소비재에 비해 보급률이 매우 처져있는 상황이다. 재경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의 에어컨 보급률은 13%선, 올해 에어컨업계가 생산할 수 있는 전체물량인 약60만대가 전부 팔린다고 해도 보급률은 겨우 15%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에어컨산업을 우리나라보다 10년정도 빨리 일으킨 이웃나라 일본의 85 년 보급률이 53%선(94년엔 76%)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일본과의 기후조건 차를 감안한다고 해도 국내 에어컨 보급속도는 타가전제품에 비해서 결코 빠른 편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른 편의추구 추세와 급속한 자가용보급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냉방문화에 익숙해지면서 분명 에어컨은 가전제품시장중 가장잠재력이 큰 유망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가능성에따른 에어컨업계의 부푼 기대에도 불구하고 현재 에어컨산업은 특소세와 하 절기 전력난이라고 하는 두개의 커다란 족쇄에 채워져 있다. 이는 에어컨이 여타의 가전제품과는 달리 보일러등 난방기기와 마찬가지로국가단위의 에너지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올초 정부는 대형TV, VCR와 같은 일부 가전제품의 특소세를 하향조정하면서 도 에어컨만큼은 현행 25%를 지속시켰다. 이때 업계의 볼멘소리에 재경원은 아직까지 에어컨은 일부 고소득층이 쓰는 사치성소비재라는 것과 에어컨 사용 급증에 따른 전력부담을 논거로 특소세인하가 시기상조라는 단호한 입장 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 유관부서의 하나인 통상산업부는 올초 에어컨업계의 실무대표자 들을 불러 재경원의 특소세 고수 취지와는 다소 상충되게 지난해 여름처럼 에어컨파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여유있는 공급대책을 요청했다. 이때도 역시 업계에서는 정부가 특소세를 인하해 수요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면 현재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컴프레서등과 같은 핵심부품 생산에 적극 투자, 저렴한 가격에 넉넉한 물량의 에어컨을 생산할 수 있을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이러한 업계의 목소리는 전력사정이라는 국가적 명분을 극복하기엔 당분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에따르면 올해 당초 판매예정치인 50만대가 전부 팔려 한여름 무더위로 동시 가동될 경우 전력소비량은 무려 1백80만㎻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간단히말해 발전량 최대 1백만㎻급의 영광 원자력발전소 2개가 더 필요하다 는 얘기다. 지난 여름 한때 전력예비율이 2~3%대를 오르내렸던 것을 기억하면 한전이나 정부당국자의 입장에서는 에어컨 50만대가 주는 전력부담은 실로 심각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에너지효율 등급제를 실시하고 가스등 대체연료를 사용한 냉난방기기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따라서전반적인 상황을 종합해볼 때 국내 에어컨산업은 성장의 가속도는 붙겠지만 난방기기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에너지정책등 산업안팎의 조건들과 보조를 맞추면서 성장해가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제는 생활필수품이라 는 인식과 여름철 전력난의 주범이라는 다소 상반된 조명을 받고있는 에어컨 이 소비자에게 좀더 친숙해지기 위해 업계가 해야할노력의 여지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유 형 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