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역대급 '가격 인하'…현금 할인에 자체 보조금까지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연초부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할인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수백만원대 현금 할인과 자체 보조금 지원에 나서면서 내연기관차 대비 고가로 인식되던 전기차 구매 문턱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정부도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소비자에게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신설하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가격 경쟁의 포문은 테슬라가 열었다. 테슬라는 지난달 31일부터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델 3와 모델 Y의 공식 판매 가격을 최대 940만원 인하했다. 트림별로 수백만원대 가격 조정을 단행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 전반의 할인 경쟁을 촉발했다. 모델 Y는 올해 1분기 인도 가능한 물량이 모두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역대급 '가격 인하'…현금 할인에 자체 보조금까지
르노 세닉
르노 세닉

르노코리아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닉에 한해 최대 800만원 규모의 자체 보조금을 지원한다. 제조사가 직접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실구매가는 중형 내연기관 SUV 수준까지 떨어진다. 수입 전기차들이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서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점유율 방어를 위해 할인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재고 물량을 중심으로 아이오닉 5 최대 590만원, 아이오닉 6에 최대 55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기아 역시 대형 전기 SUV EV9를 대상으로 최대 600만원 상당의 구매 혜택을 내걸었다.

연초부터 이례적인 가격 인하 등 프로모션 확대에 나선 것은 전기차 생산량이 판매치를 뛰어넘고 있어서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최근 수년간 생산라인을 증설해왔다. 그러나 판매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현상이 이어지자 재고 소진을 위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아이오닉 9
현대차 아이오닉 9
기아 EV9
기아 EV9

완성차 업체들의 할인 정책에 올해부터 강화된 정부 보조금 정책이 맞물리면서 올해가 전기차 구매의 최적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개한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개편안에 따르면 전기 승용차 보조금 체계에 전환 지원금 100만원이 신설됐다. 출고 후 3년이 지난 내연기관차를 처분하고 전기차를 구매하면 기존 보조금에 최대 100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해마다 줄던 전기차 국고 보조금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전기 승용차 국고 보조금은 중·대형 기준 최대 580만원, 소형 이하는 최대 530만원이다. 여기에 제조사 자체 할인과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구매가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지자체 보조금에 따라 일부 차종은 동급 내연기관차와 가격 차이가 사실상 사라지거나 오히려 저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 가격 정책에 정부 보조금 개편이 맞물리면서 올해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가격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 폭이 넓고 혜택도 커져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기에 유리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