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의 겹치기 출연이 점입가경이다. 조금 인기가 있다 싶으면 신인이고 중견이고 할 것 없이 마구잡이 겹치기 출연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과거 탤런트에 한정됐던 이같은 현상이 이제는 코미디언, MC등 모든 방송관련종사자 들에게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이에따라 겹치기 출연의 폐해들이속속 드러나면서 방송을 바라보는 이들의 깊은 우려를 사고 있다. 겹치기 출연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탤런트의 신상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극명하게 드러난다.
얼마 전 MBC와 SBS의 간판급 드라마 두편에 비상이 걸렸다.
탤런트 임성민이 지난 8일 급성간염으로 강남성모병원에 입원하면서 그가 주연으로 출연하던 MBC 주말드라마 "사랑과 결혼"과 SBS 월화드라마 "고백"의 촬영이 차질을 빚게 된 것. "고백"의 경우 극전개가 이미 중반을 넘어섰기때문에 새 인물의 교체도 곤란한 상황으로 제작진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랑과 결혼"은 비록 극초반이라지만 그가 맡은 역할이 워낙 커 쉽게 다른 인물로의 교체여부를 결정짓기 어려운 실정. 이처럼 서로 다른 방송사에서 똑같은 일로 같은 고민을 하게된 상황이 생긴것은 전적으로 무분별한 탤런트 모셔오기 경쟁이 빚은 우리방송가의 고질적 인 제작풍토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겹치기 출연은 출연자 자신에게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MBC TV신설프로 "청년내각"을 통해 신세대 스타로 떠오른 이훈은 현재 무려 4개 프로에 출연하며 "왕겹치기"를 하고 있다. MBC "종합병원"과 SBS "형사5", SBS "생방송 TV가요20"의 MC, MBC FM라디오 "박소현의 FM데이트" 의 고정게스트 등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겹치기 출연은 심지어 같은 시간대에 같은 출연자가 나오는 해프닝마저 일으키고 있다.
MBC미니시리즈 "사랑을 기억하세요"와 SBS 월화드라마 "고백"에 동시 출연하는 탤런트 오대규는 요즘 한가지 고민에 빠져 있다. 두 드라마가 모두 같은날짜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바람에 두 방송사의 제작진들을 볼 낯이 없게된 것이다.
특히 요즘 이같은 겹치기 출연이 심하게 드러나는 곳이 MC와 코미디 분야이다. 오락과 쇼프로에 "떼거리 진행"이 유행하면서 부쩍 심해진 겹치기 현상은 공 중파 방송3사에 모두 출연하는 MC와 코미디언을 양산했다.
코미디언 이홍렬은 얼마전 "프리랜서"를 선언, 친정인 MBC를 떠나 KBS, SBS 를 종횡무진 누비며 식상하다는 말이 식상할 정도로 똑같은 모습을 시청자들 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전문 MC 김승현도 마찬가지. 그도 역시 MBC를 떠나 다른 방송사의 프로 그램 사회를 보고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방송출연자들이 겹치기를 하는 바람에 "저 사람이 이 프로에 출연했는지 저 프로에 출연했는지 헷갈린다"는 게 시청자들의 대체적 인 반응.
이같은 정도를 벗어난 방송종사자들의 겹치기 출연은 몇몇 인기인에게만 의존하는 우리의 고질적인 방송제작풍토가 빚어낸 산물로서 방송제작자들은 좀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선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지적 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