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을 이제 월 스트 리트 주식중계인 책상에서도 구경할 수 있게 됐다.
지난 몇 년간 주식시장의 투자분석기법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두꺼운 리포트와 스프레드 시트 데이터를 쌓아놓고 밤샘작업을 하는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다. 비주얼 컴퓨팅분야에서 실리콘 그래픽스를 비롯한 몇몇 업체들이 주식시장 을겨냥해 그래픽 환경이 뛰어난 시스템을 소개하기 시작한 데 힘입어 금융기관들이 다투어 첨단 주식투자 서비스 경쟁에 나선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자체개발된 "인 하우스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돌리면 온라인으로 수집된 정보는 흑백의 평면 그래프가 아니라컬러 입체 애니메이션으로 바뀌어 투자자들의 모니터 위에 나타난다.
2차원에서 4차원으로의 변화는 겉으로 드러나는 시각적인 화려함 이상의의미가 있다. 그것은 바로 "사용자가 쓰기 쉬운(User Friendly)" 그리고 "직 관적인 판단이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진화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워싱턴 의 한 증권사에 들어선 고객은 잠시 어리둥절하게 된다. PC앞에 앉은 상담직 원이 고객번호를 누르자 화면 위에 골프장 그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새로 나온 골프게임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주식거래에 따른 손실을 줄여주는이른바 "투자 리스크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이다.
골프연습하듯이 마우스 조작으로 어떤 주식을 얼마나 사고 팔 것인가 모의투자를 해 볼 수 있다. 마우스를 클릭하는 순간 골프공이 그린필드에 떨어진다. 그러면 곧바로 점수가 나타나는데 이는 곧 거래에 따른 투자이윤을 말하는것이다. 골프에서 "스왑, 캡, 녹 아웃 캡(골프의 게임규칙)" 중 한 가지 방식을 선택하듯이 시장의 흐름도 다양한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다. 고객은 시간의경과와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각각 어떤 투자가 얼마나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 점수를 따내는지를 꼼꼼히 따져본다. 시장에서 발생하는다양한 데이터 는 실시간 분석되어 그래프에 반영되고 그에 따라 골프공이 그리는 원의 각도도 달라진다.
고객들은 골치 아픈 그래프 분석방법을 몰라도 비주얼 컴퓨팅 환경 아래직관적으로 투자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의 어느 증권사에서는 고객들이 원하는 거래의 버튼을 누르면 화면의 여자 얼굴표정이 변하는 소프트웨어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흑자 폭이 크다든가 획기적인 신상품 발표를 앞두고 있어 호재가 확실한 주식을 고를 경우에는 모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만일 재정상태가 어려운 업체를 선택하면 눈살을 찌푸리고, 이도 저도 아닌 불투명한 전망이라면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식이다.
이제 근거 없는 루머가 주가를 폭락시키고 큰손의 조작으로 시장이 흔들리는시대는 지났다.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쌍방향의 인터렉티브 그래픽과 풀 모션 비디오로 보여주는 소프트웨어 덕분에 투자자들은 위험부담 을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