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美메이저사 비디오 독점배급 이익보다 손해

삼성,대우,현대 등 영상산업에 진출한 재벌그룹들이 미국 메이저사의 국내시장 비디오 독점배급권을 따내기 위해 영업이익은 커녕 오히려 손해가 예상되는 무리한 로열티 지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5월,비디오 브랜드 드림박스에 메이저사 작품을 공급하기위해 영상사업단의 물주인 삼성전자를 내세워 미 워너브라더즈사와 약 65%선의 판권료 지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89년부터 워너와 거래해온 SKC측의 판권료 55%를 무려 10% 이상 올려준 파격적인 조건이다.

대우전자로부터 영상사업을 이관받은 (주)대우의 경우 지난 10월말 삼성,현대,SKC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 미 MGM/UA사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따냈다.GMG측과 협상을 벌인 대우측 관계자가 로열티를 약 58%선이라고 밝히고 있음에도 업계에서는 경쟁업체들이 6870%를 써내고도 탈락했다는 점을 들어 대우측도 70%에 육박하는 로열티를 지불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월 비디오유통 분야에 뛰어들기 위해 판권확보가 시급해진 금강기획은 지난 5월 프랑스 미디어그룹 카날 플러스와 영화배급 독점계약을 맺은데 이어 10월초에는 월트디즈니그룹 계열 배급사인 미라맥스와 11편의 영화 일괄구매계약을 체결했다.또 미국의 비디오영화 전문제작사인 사반 엔터테인먼트와도 3년간 장기계약을 맺었다.이 회사는 실베스터 스텔론 주연의 <캅 랜드>등 불과 34편의 흥행작을 사기 위해 11편을 패키지로 묶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대기업과 미 메이사간의 계약은 「판매대행」방식과 「로열티 지급방식」의 두 가지로 나누어 진다. 월트디즈니, 콜럼비아, 20세기 폭스 등 한국시장에 지사를 설립했거나 자사비디오 독점 배급사를 진출시킨메이서사와는 판매대행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 경우 스타맥스(삼성영상사업단 소속), (주)대우 등 국내업체는 줄잡아 15% 내외의 수수료를 받는다.홍보물 제작비와 영업사원 수수료(약 7%정도) 등을 빼면 거의 남는 것이 없는 장사다.

그러나 더욱 문제가 심각한 것은 (주)대우-MGM/UA, 삼성전자-워너브라더즈, 금강기획-카날 플러스처럼 국내지사나 배급라인이 없는 메이저사와 국내시장 판권 독점계약에 따라 판권료를 지불하는 「로열티 지급방식」의 계약.

업계에서는 한 편의 신작비디오를 출시하기 위해 소요되는 제반경비를 임가공비, 마케팅비 , 일반관리비, 영업사원 수수료 등을 고려할 때 국내업체가 이익도 손해도 보지 않는 손익분기점의 로열티지불수준은 60% 정도로 보고있다. 영업이익을 전혀 남기지 않고 일반관리비도 포함시키지 않았을 경우도 69% 이상은 내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계산이다.

결국 삼성 대우 현대 등 국내 재벌기업은 미 메이저사의 작품을 얼굴마담 격으로 내세우지 않고 해외 견본시에서 구입한 B급 액션 타이틀 위주로 영업을 끌고 나갈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된다는 위험부담 때문에 손해를 보면서 까지 제살 깍아먹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충무로 중소영화사와 비디오 전문 중소프로덕션을 무너뜨리고 영상산업 구도를 재편한 국내재벌기업들이 이같은 출혈경쟁이 오히려 국내영상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난의 소리를 높히고 있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