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전기기 업계가 전기기자재 최대 수요처인 한국전력의 기자재 구매물량 축소와 민수시장에서의 이전투구식 저가수주경쟁으로 이중삼중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16일 한국전기공업진흥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전기기 업체들은 지난 상반기에 한전의 공사 및 기자재 구매 감소로 어려움을 겪은데 이어 하반기에도 한전의 발주물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한전이 예년처럼 상반기에 구매치 않았던 올 구매물량을 하반기에 모두 발주할 것으로 판단, 기자재를 모두 준비했던 업체의 경우 발주물량 축소와 공사 지연에 따라 기자재 및 부품재고가 누적되는 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한전의존도가 높은 중소 업체는 이같은 어려움이 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일부 업체는 부도위기까지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압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여름철 특수로 잠깐 발주되는 듯 하다가 주춤하고 있다』며 『그동안 구매해놓은 원자재와 완제품의 재고부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이대로 나가다간 2.4분기 한철 장사에 그칠 전망이어서 한전의 구매물량 확대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송변전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D업체 사장은 『올 하반기 물량은 지금까지 지난해에 비해 5분의 1에 불과해 업체들의 부도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전의 구매물량 감소 여파는 전기공사업계도 미치고 있다. 승압사업과 배전자동화 사업 등의 규모가 연초에 비해 크게 축소됐기 때문인데, 승압사업의 경우 연초 예상에 비해 4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한전측은 자금난으로 배전분야에 대한 투자와 신규 물량발주를 대폭 축소하는 등 하반기에도 구매물량을 확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자금력이 부족한 제조업체들은 최악의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