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8 구상 단체장에게 듣는다 (8)

자판기공업협회 최진호 회장

『품질수준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고 그에 상응하는 제품 수요확대를 기할 수 있는 품질인증 마크의 도입이 절실해짐에 따라 단체표준 마련을 올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한국자판기공업협회 최진호회장은 올해 협회의 주요사업 가운데 단체표준 제정을 첫 번째 사업으로 꼽았다. 국내 자판기산업이 비록 20여년의 오랜 역사를 지녔음에도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만한 이렇다할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있지 못한터라 그동안 불신을 받아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협회는 이미 단체표준 제정을 위해 지난해부터 LG산전, 삼성전자 등 대기업 회원사를 중심으로 표준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우선 국내 자판기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커피자판기, 복합형자판기 등 컵식 냉, 온음료 기종에 대해 단체표준 마련을 추진중이다.

최회장은 『그동안 업체마다 나름대로의 표준을 가지고 자판기를 생산해왔으나 점차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생산 코스트 절감을 위한 부품공용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며 『이미 협회의 대기업 회원사인 LG산전과 삼성전자는 실무자 및 고위책임자 선에서 합의점을 도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단체표준이 마련되면 협회 회원사가 부품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며 위생성향상을 위한 첨단기능 채용이 의무화돼 소비자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단체표준 인증마크를 수익사업에 활용, 협회의 재정자립과 대외 위상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협회의 회원사 확보도 주요 과제중 하나다. 지난 95년부터 대우전자 및 두산기계 등이 잇따라 자판기 사업을 포기하고 중소 업체들이 부도로 쓰러지면서 회원사들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최회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에는 스티커자판기 업체들이 잇따라 협회에 가입해 회원사가 늘었다』며 『각종 분과위원회를 활성화하는 한편 업체들의 애로를 신속히 파악해 관련기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협회에 닥친 당면과제는 지난 96년부터 국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티커자판기의 특소세 문제다. 스티커자판기는 청소년층에서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올해 최대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고급사진기로 분류돼 30%정도의 특소세가 부과됨으로써 채 시장이 성숙하기도 전에 사양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협회는 이에따라 올해 스티커자판기 업계의 사활이 걸린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다. 이미 관련 정부기관에 건의를 한데 이어 관세사를 선임해 국세심판 청구를 하는 등 법적인 대응도 추진하고 있다.

자판기 유통시장의 질서 확립도 협회가 나서야 할 몫이다. 그동안 자판기 유통업계는 높은 비용이 드는 영업사원 위주의 구조로 돼 있어 「남 좋은일 시키는」 격이었다. 따라서 수요가 줄어들고 전반적인 경기마저 위축되고 있는 요즘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돼 있는 각종 거품을 제거하는 일이 과거 어느때보다도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비용 판매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협회는 우선 올해를 자판기 영업사원의 수당에 붙은 거품을 빼는 해로 정하고 회원사들과 협의하에 기준 수당률을 설정함으로써 건전한 유통질서가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최회장은 또 『내수 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부당판매가 늘어나고 있는데, 판매환경을 악화시키는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협회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며 회원사들이 현행 방문판매 방식을 지양하고 전시판매, 통신판매, 양판화 등 다양한 판매제도를 도입하도록 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자판기 시장은 IMF한파로 내수경기가 과거 어느때 보다도 위축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수량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온 국내 자판산업은 올해도 적잖은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최회장은 올해 국내 자판기 시장을 「다양화」와 「품질안정」으로 예측했다.

『이미 커피자판기나 복합자판기 등은 포화상태에 근접하고 있어 각종 이색자판기가 붐을 이루는 소량다품종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경기침체에 따라 양적인 확대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통해 보다 경쟁력있는 산업구조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 자판기 품질이 외국 어느제품과도 뒤지지 않을 만큼 품질이 확보됨에 따라 올해부터는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협회는 이밖에도 환율급등으로 회원사들의 핵심부품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해 부품 공용화 및 공동구매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며, 자판기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행정규제에 대해 대정부 건의를 활발히 할 방침이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