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올 무선호출기(삐삐)내수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대부분의 중소 제조사들이 자금난에 시달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업계가 내수시장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올 내수시장이 지난해에는 못미치지만 비관치로도 최소 3백만대, 시장상황이 좋을 경우 최대 4백만대 정도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은 고속 광역삐삐 상용서비스의 본격화와 호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는 소비자들이 다른 이동통신서비스에 비해 단말기 구입비나 이용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삐삐를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예상치가 충분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선 IMF사태에도 불구하고 올 삐삐가입자 순증이 지난 96년의 2백50만대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지만 1백만대 정도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집계 발표한 「정보통신산업 발전 종합계획」자료에 따르면 올 내수시장이 1백만대의 순증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지만 업계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대체수요다. 다른 통신기기에 비해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삐삐의 경우 올 대체수요로 예상되고 있는 3년차 이상 가입자가 무려 8백만명으로 이들 가운데 최소한 40% 정도가 기기를 바꿔도 3백만대 정도의 수요는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올 삐삐 내수시장은 순증, 대체수요를 포함해 최대 4백만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잠정 추산하고 있다. 내수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상반된 분석이다.
하지만 비관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단말기 보급대수가 1천5백만대로 보급율이 33%를 넘어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데다 환율폭등으로 인한 단말기 가격인상 등이 어우러질 경우 자연 소비감축으로 이어져 순증이 없을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삐삐해지자 증가다. IMF사태가 닥치기 전에 월평균 40만대 수준에 머물렀던 해지자가 IMF사태가 본격 도래한 11월부터 급증, 현재 5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잠정 추산돼 총가입자수가 지난 해 말보다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고속광역삐삐의 활성화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해 중순부터 「개점휴업」인 고속광역삐삐 상용서비스가 하반기에도 문제점들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시장위축이 불가피해 「위기설」이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삐삐업계로서는 「매출부진」을 넘어 「사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IMF사태를 과연 어떤 식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갈지 관심사다.
<김위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