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권 방송정책, 현실반영 변화 모색

차기정부의 방송정책관이 점차 현실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차기정부의 방송정책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단서는 최근들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먼저 새방송법의 논의를 둘러싸고 차기정부는 상당히 유연한 자세를 노출하고 있다.

지난 96년 새정치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방송개혁국민회의나 방송재야단체의 주장을 상당부분 반영해 정부의 방송법안과 별개의 야당단일안을 국회에 상정했었다. 당시 제도권 방송학자들은 야당단일안이 정부안에 비해 진일보한 내용이 상당수에 달했다는 지적과 함께 현실과 너무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내렸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새방송법 개정에 대해 새정치국민회의는 야당시절 제출했던 안을 고집하지 않고 공동상정된 정부안과 대비하면서 입장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단일안이 여당안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대립적 위치에 있었던 정부안과의 조율에 나서고 있어 정부측 관계자들은 정부안이 상당부분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방송행정기능을 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쌍두마차시대로 끌고가는 것으로 확정해 국회에 상정한 차기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 역시 이같은 흐름이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차기정부가 언론기능에 대한 과도한 의식에서 탈피해 방송의 산업화에 눈을 돌리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만약 차기정부가 방송의 언론기능이나 국내외 공보기능, 문화기능을 우선시했다면 문화부로의 이관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진 논란이 상존하지만 정보통신부에 방송기능을 이관했다는 점은 일단 방송의 산업화나 정보화와의 연관성을 중요시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위성방송 허가에서도 기존의 보수적 입장이 상당히 누그러든 상황이다.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올 상반기 중 새방송법을 개정하고 하반기 중 위성방송을 허가해 내년 초부터 위성방송 서비스를 시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또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디지털지상파TV방송의 본방송 역시 정부계획대로 추진키로 방침을 확정한 상태다. 야당시절은 물론 대통령당선이 확정된 이후에도 차기정부측은 한동안 위성방송 허가를 3년여정도 늦출 수 있음을 비공식 루트로 흘렸었다.

또한 새방송개정이나 위성방송허가의 걸림돌이었던 대기업과 신문사의 참여문제에 대해서도 다소간 변화된 의견을 정부측에 자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기업의 위성방송 참여에 대해서는 대기업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정부측의 현실론에 크게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차기정부의 방송정책 변화는 97년 초부터 재야시민단체 및 방송관련 재야단체를 중심으로 논의됐던 국민주방송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야당시절 새정치국민회의는 AFKN이 활용했던 채널 2를 국민주방송으로 돌리자는 재야단체의 주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현실적 어려움 및 KBS의 완벽한 공영화를 전제로 이에 난색을 표명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일련의 흐름을 전제할 때 차기정부의 방송정책은 기존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커다란 변화없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