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회사 씨그램, "공룡 음반사" 된다

캐나다의 거대 음료, 주류업체로 잘 알려진 씨그램이 최근 네덜란드 필립스사의 폴리그램을 1백4억달러에 매입하고 3년전 인수한 유니버설(MCA)과의 합병을 추진, 세계 최대 음반회사로의 등극을 노리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전세계 음반 배급망에도 영향을 미쳐 한국에서도 두 회사 통합으로 인한 시장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씨그램의 에드가 브론프만 주니어 회장은 최근 『폴리그램과 유니버설의 통합작업을 통한 시너지효과로 2억7천5백만∼3억달러의 경제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해 두 회사의 연내 통합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아직 공식적인 통합 회사명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두 회사의 음악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부문 콤비네이션체제 확립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사운드스캔(SoundScan)사의 자료분석에 따르면 두 회사가 통합될 경우 올해 1∼5월을 기준으로 미국내 정규앨범시장 점유율이 22.4%로 당장 1위에 오르는 한편 신보앨범(21%)과 싱글앨범(22.5%)은 2위권의 시장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매출에서의 변화도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폴리그램이 13억달러, 유니버설 1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 씨그램이 당장 23억달러대의 초대형 음반회사로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음반시장은 97년 총 1백19억달러 규모로 세계시장의 31.3%를 점유,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1위의 음반시장으로서 전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 시작된 두 회사의 통합작업 및 매출, 시장점유율 변화는 곧 전세계 음반시장의 질서변화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두 회사가 음악저작권관련 사업인 뮤직퍼블리싱부문도 통합하면 그 매출과 수익면에서 워너채플과 EMI에 이은 세계 3위 회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미국내 퍼블리싱은 유니버설이, 세계는 폴리그램이 담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앨라니스 모리셋, 노 다우트, 아쿠아, 스매싱 펌프킨스, 뉴 에디션 등 현대 팝부문에서 강점을 지닌 유니버설과 마마스&파파스, 아바, 본 조비, U2 등 약 44만건의 음악저작권을 보유하고 전세계 33개국에서 관리 운용중인 폴리그램의 장점들이 하나로 묶여 관리되면서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단은 유니버설뮤직그룹의 더그 모리스 회장이 음악부문 합병회사의 수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유니버설스튜디오를 포함하는 씨그램의 엔터테인먼트사업부문의 핵심경영진인 프랭크 비온디 회장과 론 마이어 사장의 의사결정 여부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폴리그램, 유니버설 통합회사의 출현이 임박함에 따라 한국에서의 시장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폴리그램코리아 지분의 약 10%를 한국의 토박이 음반사인 성음이 보유하고 있는 데다 경영진도 성음측 사람들이다. 본사, 특히 미국에서의 움직임에 맞춰 폴리그램코리아와 유니버셜뮤직코리아의 통합이 실현되는 한편 폴리그램코리아의 경영진 구성에도 변화가 일어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