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가장 인상 깊은 부통령으로는 앨 고어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대통령에 가려 흔히 주목받지 못하는 자리이지만 앨 고어는 그렇지 않다. 그는 탁월한 역사인식과 통찰력을 가지고 클린턴 행정부의 정보산업 정책을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인포메이션 슈퍼 하이웨이(정보고속도로) 정책이다. 그것은 다가오는 21세기 미국을 정보 대국으로 만들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엄청난 자금과 인력이 소요되는 대 역사이지만 그 계획은 지금까지 별 잡음 없이 잘 추진되고 있어 미국의 장래를 보장받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또 하나는 에너지스타 프로그램이다. 벌써 수년전에 추진된 이 프로그램은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전력 소모를 줄임으로써 환경을 보전하자는 것이다.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석유 에너지가 소요되는데 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환경 오염물질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휴면 모드가 가동되도록 하고 그러한 기능을 갖는 컴퓨터에는 에너지 스타 마크를 부여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이 마크가 부착되지 않은 컴퓨터는 미국 시장에서 유통될 수 없도록 하자 미국 외의 업체들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그 마크를 획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된 이 프로그램의 성공에는 앨 고어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됐음은 물론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사무기기에 절전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팩시밀리, 복사기 등은 절전 기능이 취약해 정부가 장려책을 마련해야 할 지경이라고 한다. 또 에너지스타 프로그램에 의해 절전기능을 잘 갖추고 있는 컴퓨터도 소비자들이 귀찮기 때문인지는 모르나 절전 모드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무기기 생산업체들이 절전형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보전하려는 의식이 앞서야 겠다. 소비자들이 그러한 의식을 갖고 에너지 절약 제품을 선택한다면 생산업체들도 그러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