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애틀랜틱-GTE 초거대 M&A 배경

AT&T와 BT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연간 매출액 1백억달러, 첫해 영업이익 10억달러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키로 발표했으며 벨 애틀랜틱과 GTE는 각사의 이사회를 통해 5백50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최근 승인했다.

이들의 합작사 설립과 합병은 지난해 월드컴과 MCI의 합병, 지난 5월 SBC의 아메리테크 인수 등 거대 통신사업자들의 인수, 합병에 뒤따른 것으로 통신사업자간의 인수, 합병 열기를 더해주고 있다.

최근 거대 통신사업자간의 잇단 인수, 합병 및 제휴는 대규모의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연평균 20%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는 4백억달러 규모의 세계 통신시장에서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되며 각국의 통신규제 완화 조치와 맞물려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AT&T-BT는 합작사를 통해 양사의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세계 통신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T&T와 BT는 자국내 1위의 통신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세계통신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자국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AT&T와 BT는 합작사를 기반으로 각각 유럽과 미국 통신시장 진출을 강화, 세계 통신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지난해 합병을 발표한 월드컴-MCI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을 기반으로 세계 통신시장에서 통신사업을 적극 펼칠 계획이며 도이치텔레콤, 프랑스텔레콤, 미 지역전화사업자 스프린트 등은 국제통신 컨소시엄인 「글로벌원」을 설립, 세계 통신시장 진출에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외에 스페인의 통신사업자 텔레포니카도 월드컴-MCI와 제휴해 남미통신 시장개척을 본격적으로 추진중이다.

거대 통신사업자들의 인수, 합병, 제휴를 강화시키는 또다른 추진력은 IP 기반의 인터넷사업이다.

현재 전세계 통신시장의 흐름이 전통적인 음성위주에서 벗어나 인터넷 콜센터, 인터넷폰 등 IP를 기반으로 음성과 데이터를 통합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앞으로도 IP 기반의 다양한 인터넷 부가가치 통신사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은 기존 전화서비스와 IP 기반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모두 포함하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거대 통신사업자들의 규모확대 전략은 규모를 확대함에 따라 중복되는 통신 인프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특히 다양한 기술개발에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AT&T-BT는 합작사를 통해 네트워크 통신서비스, 국제 사설망 서비스, 부가가치 IP서비스, 프레임릴레이 등 다양한 IP 기반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며 멀티캐스팅 데이터서비스, 비디오, 오디오서비스, 다국어지원 콜센터 등 새 통신서비스도 적극 개발, 상용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사는 다양한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 새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한편 2백Gbps 속도로 음성과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벨 애틀랜틱-GTE도 IP 기반의 서비스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벨 애틀랜틱과 GTE는 마이크로소프트(MS), 컴팩, 인텔 등 주요 컴퓨터업체들이 가입하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 기술개발 단체인 ADSL 워킹그룹에 참여, 초고속 인터넷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SBC-아메리테크도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등 IP 기반의 부가서비스 시장진출에 주력해오고 있으며 특히 아메리테크는 MS와 제휴, 다각적인 인터넷서비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의 합종연횡의 또다른 특징은 지난 80년대 미국을 휩쓸었던 통신사업자에 대한 독점 규제가 90년대 들어 점차 느슨해짐에 따라 미국의 지역전화사업자들이 인수, 합병을 통해 세계 통신시장에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4년 미국의 반독점 금지법에 의해 미 장거리전화사업자인 AT&T가 분할되면서 등장한 나이넥스, 벨애틀랜틱, 벨사우스, 사우스웨스턴벨, US웨스트, 퍼시픽텔레시스, 아메리테크 등 7개의 지역전화사업자들이 잇따라 인수, 합병함에 따라 SBC-아메리테크, 벨 애틀랜틱-GTE, 벨사우스 등 3개의 지역전화사업자만이 남게 됐다. 이들 합병 통신사업자들은 미국내 장거리전화사업 진출을 통해 앞으로 세계 통신시장에 적극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통신업계는 앞으로 거대 통신사업자간의 인수, 합병에 따른 무한경쟁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들간의 기술 및 서비스 경쟁에 밀린 통신사업자는 여지없이 퇴출되거나 합병, 인수되는 등 통신업계간의 구조조정 작업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