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데이터 온라인 유통 속속 등장

 최근 일본에서는 서적을 디지털 콘텐츠로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는 「네트워크 유통」이 새로운 서적판매기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월말 시험서비스에 착수한 웹사이트 「프랑켄(Franken)」을 비롯해 이달초 구축된 쇼핑몰 「북월드(BookWorld)」, 그리고 내년 봄 서비스 개시를 예정으로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준비작업에 들어간 「전자서적(가칭)」 등 서적 콘텐츠의 유통을 목표로 하는 온라인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프랑켄」(http://www.franken.ne.jp)은 인터넷을 경유해 서적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서비스로, 대형 출판사인 하크호도(博報堂)가 주도하고 있다.

 서비스는 고담샤(講談社)나 슈에이샤(集英社)에서 나온 만화를 토대로 제작한 콘텐츠가 주를 이루지만 동영상이나 게임 등도 제공하고 있다.

 전송시스템에는 미국의 이파슬사가 개발한 「이파슬(E Parcel)」이라는 소프트웨어(SW)를 이용하는데, 이 SW는 다운로드 중에 회선이 끊기면 중도에서 다시 다운로드를 하게 해주기 때문에 10∼20MB의 대용량 콘텐츠도 전달할 수 있다.

 「북월드」 역시 인터넷 경유 서비스로, 고담샤·쇼가쿠칸(小?館)·JTB·도쿄지도출판·다이아몬드 등 약 20개 출판사의 콘텐츠를 취급한다.

 특히 이 서비스는 결제방식에 따라 두가지 형태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히타치제작소에서 개발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콘텐츠 전송시 과금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후지쯔 시스템을 사용해 사용자가 열람할 때 과금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또 「화면만 보기」 「인쇄 가능」 「보존 가능」 등 콘텐츠의 제공 형태별로 요금을 따로 정해 사용자들이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공하는 콘텐츠는 지도·잡지 등 다양하며, 일반 가정에서 다운로드하는 사용자를 고려해 하나의 데이터 용량을 최대 6백KB로 억제하고 있다.

 전자서적은 작은 문자도 표시할 수 있고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액정 방식의 전용단말기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PC 화면으로 책을 읽는 사람이 적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15MB 전후의 데이터를 보낼 수 있도록 위성 등 고속 통신을 사용할 예정이며, 전용단말기는 샤프 등에 의뢰해 제조하고 그 가격은 10만엔 전후로 책정할 계획이다.

 사용자는 서점이나 편의점 등에 설치돼 있는 단말기로부터 자신의 단말기로 원하는 데이터를 다운로드해 보게 된다.

 프랑켄을 비롯해 두가지 방식의 북월드, 전자서적 등은 내년 상반기까지를 시험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부터 이들 4가지 방식은 온라인 서적 콘텐츠 유통의 주도권을 놓고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서적을 디지털화해 판매하는 사업은 이전부터 있어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일찍이 기대를 모았던 CD롬 상품인데, 백과사전 등으로 콘텐츠가 극히 제한돼 그다지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을 사용한 서적 콘텐츠 판매도 일부 출판사에서 소규모로 추진하고는 있지만 사진집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대형 출판사가 서적의 디지털화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출판업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깔려 있다.

 그 중 하나가 서점으로부터의 반품률이 약 40%나 되는 점인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창고유지비 등은 결과적으로 출판사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재(再)판매제도의 개정 움직임도 문제인데, 재판매가 사라질 경우 전문서 등 독자가 한정된 서적의 유통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서적 콘텐츠의 온라인 유통에 대한 출판사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지난달을 기점으로 전자서적의 경우처럼 전용단말기를 도입하려는 움직임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적 콘텐츠의 온라인 유통이 제자리를 잡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각에서는 이들 서비스가 전적으로 출판사측의 필요에 의해 생긴 것이기 때문에 당장에는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는 일반인의 호응을 얻기가 힘들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전용단말기를 전제로 하는 전자서적의 경우 사용자에게 별도의 지출부담까지 줘 접근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출판사가 서점에서 판매되는 베스트셀러를 온라인으로 판매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에 서점에서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콘텐츠를 대량 판매하는 사업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서적 등 기존 유통체계에서는 취급하기 곤란했던 서적 콘텐츠의 유통에 우선 온라인서비스의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기성 기자>